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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호소 학생에 공개 토론회 참석 요구한 로스쿨

기사등록 : 2020-09-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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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성폭력 피해자 인권 보호 최우선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피해 학생을 가해 학생과 제대로 분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상 규명을 위한 공개 토론회에 피해 학생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피해 학생 보호를 소홀히 한 대학교 총장에게 로스쿨 교수를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특별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모 로스쿨에 다니던 학생 A씨는 2019년 10월 학과 교수와 총장 직속 인권센터 관계자 등이 성추행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2018년 12월 로스쿨 교수가 참석한 술자리에서 같은 과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교수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지만 상담이나 절차 등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인권센터에도 신고했지만 가해 학생과의 수업 분리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로스쿨은 학내 성폭력 사건 진실을 밝히는 공개 토론회 개최를 추진했고 피해 학생에게 참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내 안팎의 반발이 심해 토론회는 무산됐다.

로스쿨과 인권센터는 수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 결정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고 검찰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인권위는 로스쿨과 인권센터의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호 조치가 불충분하고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개적인 토론회 참석을 요청받았다는 자체만으로도 피해자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토론회가 열리지 않았으므로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인권위는 해당 대학 총장에게 교내 인권센터와 로스쿨에 기관 경고를 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교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분리 조치, 조정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정비하라고 권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인권센터와 법학전문대학원이 보여준 미흡한 대응은 피진정학교의 관련 규정이 피해자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세김하게 마련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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