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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인근 해양 수온 증가 추세...'슈퍼태풍' 가능성 높아져

기사등록 : 2020-09-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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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해상 수온 증가 추세...태풍 강도 거세져
양쯔강, 초당 8.2만톤 방류...제주 인근 염분 하락
온난화까지 겹치면 슈퍼태풍 발생 37% 증가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온난화 현상 등으로 한반도 인근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종전에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슈퍼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에서 대량으로 방류한 민물이 제주남쪽해상 염분을 낮춰 역대급 태풍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상청은 여름철 한반도 주변 해양 수온은 1997년 20.7도에서 올해 21.8도로 1.1도 상승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추세에 있다고 28일 밝혔다.

[곡성=뉴스핌] 지영봉 기자 = 이틀간 폭우가 쏟아진 전남 구례·곡성군의 섬진강이 범람하는 모습 2020.08.08 yb2580@newspim.com

수온이 상승할수록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에 수증기를 다량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표층수온(SST)이 26.5도 이상 유지될 경우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MAEMI)'와 비견될 정도로 강력한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한 이유도 수온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8호 태풍 '바비(BAVI)'와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발생된 대만·필리핀 인근 해상인 북서태평양 7~8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태풍 이동 경로 중 하나인 제주남쪽해상은 바비가 북상하기 전인 지난달 24일 30~31도에 달하는 고수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중국 양쯔강에서 방류되는 저염수도 올해 태풍이 강력해진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쯔강이 대량으로 쏟아내는 민물이 바다로 유입돼 염분을 낮추면서 수온이 상승해 태풍 강도가 더 거세졌다는 것이다.

실제 양쯔강 삼협댐은 초당 4~5만톤(t)을 방류해 왔지만 올해 최악의 장마를 겪으면서 지난 7월 14일 역대 최대인 초당 8.2만t을 방류했다. 이에 따라 제주남쪽해상 염분은 지난달 22일 26psu(Practical Salinity Unit)로 하락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서남쪽에 위치한 이어도 염분은 16~18psu까지 떨어졌다. 바닷물 염분은 30~34psu다.

전문가들은 저염수가 태풍 중심기압을 2~4헥토파스칼(hPa) 낮추는 등 태풍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는 온난화 현상까지 겹칠 경우 슈퍼태풍 발생 가능성은 더 증가한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한국에 영향을 준 전체 태풍 중 초속 44m 이상 '매우 강' 태풍은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보다 2배 증가한다는 가정으로 '더블링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슈퍼태풍 발생 가능성은 37% 증가하고, 중심기압은 900hPa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2일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강원 양양군 현북면 한 도로가 무너지면서 차량이 그대로 쳐박혔다.[사진=양양군]2020.09.03 grsoon815@newspim.com

다만 올해 여름철 수온은 21.8도로 최근 10년(2010~2019년) 평균수온인 22.3도 보다 0.5도 낮고, 수온이 가장 높았던 2016년 23.7도보다 1.9도 낮았다. 최장기간 장마로 인한 장맛비가 수온을 떨어뜨렸고, 역대급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해양 하층에 머물러 있던 차가운 바닷물을 표층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강타한 뒤인 지난달 27일 제주남쪽해상 해수면 온도는 24~26도까지 떨어졌다. 곧바로 태풍 마이삭이 차가운 바닷물을 표층으로 올리면서 수온은 지난 4일 25~26도까지 낮아졌다.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지나간 지난 7일에는 24도까지 내려갔다.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54일 동안 이어지면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를 기록했고, 제주는 49일로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1998년 47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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