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28일(현지시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관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논의했다며,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 본부장도 이날 면담이 "최근의 대화 중에 제일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 회동을 마친 뒤 함께 취재진과 만나 "훌륭한 만남을 가졌고 한반도 및 한미관계와 관련한 여러 이슈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9.12.16 pangbin@newspim.com |
그는 "서해에서 있었던 (한국)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도 물론 논의했다. 한국 국민,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 깊이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에서 외교 증진을 계속할 건설적 방안들도 또한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은 외교에 대한 전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고 비핵화를 성취하며 모든 한국인에 밝은 미래를 가져오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없다. 미국과 한국은 우리끼리 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준비됐을 때 그들과의 논의에 계속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지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대화를 어떻게 재개를 할 것인가, 또 그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 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을 얘기했다"고 회담결과를 전했다.
이날 회동이 최근의 대화 중에 제일 좋았다고 평가한 이 본부장은 "앞으로도 지금 상황이 그러하듯이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비건 대표와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과 계기를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창의적 아이디어'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유엔총회에서 언급한 종전선언 등이 포함된 것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전날 미국에 도착한 직후 미국과 종전선언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온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전선언 얘기할 생각"이라며 "과거 몇 번의 계기에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 무조건 된다, 안된다고 얘기하기 전에 같이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거로 본다"고 언급했었다.
비건 부장관이 이 본부장과 워싱턴DC에서 협의하는 일은 자주 있지만 협의 후 함께 취재진 앞에 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사살이라는 중대 사건에 따른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한·미가 엄중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북한을 향한 대화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건 부장관과 이 본부장은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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