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은행들의 9월 신용대출 증가액이 전월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영향으로 연말까지 신용대출 증가세는 완만하게 둔화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의 9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9억원으로, 8월(130조8444억원) 보다 2조1655억원 늘어났다.
[자료=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합산] 2020.10.05 bjgchina@newspim.com |
지난 8월 6대 은행 신용대출 증가액은 4조1611억원으로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9월 증가액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착수 ▲은행의 리스크 관리 ▲추석 자금수요 감소 등을 신용대출 증가세 둔화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소득대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관련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신용대출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추석 직전부터 우대금리와 대출한도 재조정에 나섰다.
일부 은행은 마이너스 통장 신규발급 및 만기연장 심사도 강화할 예정이다. A은행 관계자는 9월말 기준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8월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정책 이후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금융당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은행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증가세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초저금리 기조에 신용대출 금리도 8월까지 내림세를 지속했으나, 앞으로는 더 낮은 금리로 대출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월 기준 가계대출 중 금리 2% 미만 비중은 13.1%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2.3%)대비 6배 가까이 늘었었다. 그러나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앞으로는 금리도 다시 오를 것으로 B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추석 자금수요도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차례상 물가는 올랐지만, 언택트 추석이 유행하면서 관련 비용이 줄고 신용대출 증가세도 주춤해 졌다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무작정 대출을 막기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어려움도 생각해야 해 당국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당국이 본격적 규제에 나설 예정인데다, 은행 건전성 관리도 필요해 연말까지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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