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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자산관리 진출하나…'신탁' 연구용역 발주

기사등록 : 2020-10-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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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신탁시장, 고령화·저성장 시대 자산관리 수단 주목
산은, 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 의뢰 "신탁시장 상황 파악용"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생전신탁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나섰다. 신탁은 고령화·저성장 시대를 대비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금융권의 대표적 미래먹거리로 평가된다. 시중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진 신탁시장에 국책은행인 산은이 본격 진출할 경우 신탁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사진=KDB산업은행 사옥]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생전신탁(Living Trust)을 활용한 국민의 노후대비 방안'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생전신탁은 유언장 없이 신탁계약을 통해 생전·사후의 재산 관리와 운용까지 수탁자 뜻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적어둔 신탁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상속·증여세를 줄이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유언장과 동일한 효력을 가져 상속분쟁 등을 막는 예방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연구용역은 한국금융연구원이 맡았으며 ▲연구의 배경 ▲생전신탁 개관 ▲국내 생전신탁 현황 및 시사점 ▲해외 주요국의 생전신탁 및 시사점 ▲결론 및 시사점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용역 결과는 향후 산은의 신탁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 초 금융위에서 발표한 업무계획에 포함된 고령화 대비의 일환"이라며 "향후 정부 기조에 맞춰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 '금융개혁 추진과제'를 발표하며 신탁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신탁'을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의 한 축으로 키우기 위함이다.

신탁업은 위탁자의 다양한 재산을 수탁을 받은 금융기관이 운용·보관·관리하는 금융서비스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의 경우 이미 재산관리 등에 있어 높은 활용성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규제나 제약이 많아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금융위는 올해 2월 신탁제도 전면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2020년 상세 업무계획'을 공개했다. 업무계획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탁을 국민의 노후 대비를 위한 종합자산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산은의 연구용역 역시 이러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향후 신탁사업 관련 진입 규제를 재정비할 가능성을 대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기존 정부 규정 등으로 (신탁사업 진출) 본격화가 안되고 있다"면서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전했다.

국책은행이 신탁시장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과 관련해 금융권의 관심은 뜨겁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가장 높은 신용도를 보유한 산은이 신탁사업에 진출할 경우 그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신탁사업의 비전이 좋은 상태"라며 "최근 몇년 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신탁시장에 국책은행까지 뛰어들 경우 판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신탁 수탁고는 1003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6년 말(716조원)과 비교하면 불과 4년여 만에 40%나 급성장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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