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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기준 공개...'깜깜이' 논란 사라질까

기사등록 : 2020-10-0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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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부동산 가격공시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부동산 유형별 시세반영률·산정기준·시세자료 공개
지역별 자료는 미공개...표본 수도 여전히 부족해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내년 발표하는 부동산 공시가격부터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인 시세반영률과 주요 산정 근거 자료를 공개한다. 부동산 공시가격 전반의 투명성을 높여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그동안 형평성 문제로 지적을 받아온 지역별 시세반영률은 공개 대상에서 빠지면서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또 부동산 공시가격을 산출하기 위한 표본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0.10.06 pangbin@newspim.com

◆부동산 유형별 시세반영률‧산정기준 공개..."공시가격 투명성 강화"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8일부터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공동주택, 단독주택, 토지 등 부동산 유형별 공시가격과 관련해 ▲종합적인 시세반영률 ▲공시가격의 조사‧산정기준 및 절차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특성자료‧인근지역의 실거래가‧시세자료 등 가격참고자료를 부동산공시가격시스템에 공개하도록 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조세와 부담금의 산정기준이 된다. 또 기초생활보장 등 다양한 복지제도의 수급자격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돼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국토부는 그동안 공시가격 산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이나 절차 등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제기돼 왔다.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토지 등 유형별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에 차이를 보이면서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올해 부동산 유형별 공시가격 시세반영율은 공동주택 69%, 표준지 65.5%, 표준단독주 53.6% 순으로 높았다. 시세가 10억원으로 같더라도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각각 6억9000만원, 5억3600만원으로 1억54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같은 시세라도 공시가격이 높으면 각종 세 부담도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서울 성동구 대표 고가 아파트단지인 '갤러리아포레' 230가구의 공시가격이 통째로 정정되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한국감정원은 이 단지 2개동 230가구의 공시가격을 층별 조망권·일조권 등을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1가구당 평균 30억200만원이던 공시가격은 조정 후 27억9700만원으로 정정됐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부동산 공시가격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산정기준과 절차뿐만 아니라 실거래가, 시세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공시가격 제도 전반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지역별 변동률 현황 [제공=국토부]

◆지역별 공시가격 '논란'은 여전...표본 수도 부족

일각에선 이번 개정안 시행만으로는 공시가격 신뢰도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부동산 유형별 공시가격 산정기준이나 절차 등에 대해서만 공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시세반영률이 제각각이던 지역별 공시가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별 공시가격 간 형평성 문제는 공시가격 신뢰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부분"이라며 "지역별 산정근거나 시세반영률 등을 공개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역별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기준 공개에 대해선 추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선 유형별 공시가격 산정기준 등을 공개하고 난 뒤 추이를 살펴보겠다"며 "향후 지역별 공시가격 관련해서 자료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청이 있으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표본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 5월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국토부에 표준지와 표준 단독주택 표본 수를 각각 60만~64만필지, 23만~25만 가구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표본 수로는 정확한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감사원이 지난해 공시된 전국 390만여 가구의 개별주택가격과 해당 주택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비교한 결과, 5.9%에 해당하는 22만여 가구에서 토지가격이 토지와 주택을 합친 가격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국토부는 내년 표본 수를 일부 늘리기로 했다. 표준지는 기존 50만 필지에서 52만 필지로, 표준주택은 22만 가구에서 23만 가구로 각각 늘어난다. 그러나 감사원이 권고한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국토부는 표본 수 확대를 위한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10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마련해 부동산 유형별·가격별·지역별 형평성을 확보하면서 적극적으로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로드맵은 내년 부동산 공시부터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형평성 확보를 위한 로드맵 마련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이달 중 최대한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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