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식 전략가들 사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전망은 거의 반반으로 갈렸지만, 대선을 앞둔 투자전략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증시 애널리스트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7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점쳤으며 나머지 11명은 대선 결과에 이의가 제기되는 '경쟁 선거'(contested election)를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020.10.02 mj72284@newspim.com |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든이 좀 더 우세하기는 하지만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지나치게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금과 더불어 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응답자 중 19명이 미달러와 일본 엔화 등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렸다고 답했고, 대부분 금과 미 국채 등으로 자산을 갈아타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10명은 기술주 등 값비싼 주식으로부터 여행 및 관광 등 비인기 종목과 은행과 산업 관련주 등으로 전환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헬스케어, 소비재, 배당주 등 방어주 비중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부동산투자신탁(REIT)과 인프라 채권, ESG 펀드 등 대체 자산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응답한 전략가는 3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기술주와 관련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과반수가 넘는 18명이 중국 기술주를 택했다.
한 전략가는 "아시아 기술주가 미국 기술주보다 저가인 데다 거래 옵션에 따른 리스크 및 규제 리스크가 적다"고 말했다. 다른 전략가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미국 기술 기업들은 더욱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주식 전략가들의 관심을 끈 분야는 한국과 홍콩, 중국 본토의 기업공개(IPO) 시장이다. 한 전략가는 "이들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6명의 응답자는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의 강세를 점쳤다. 이들은 코로나19(COVID-19) 진정세와 경제회복세가 서방보다 가파르기 때문에 미국 대선 리스크가 사라지면 아시아 경제가 더욱 강력한 상방 탄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한국·일본·중국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되는 한편,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인도·베트남·필리핀·대만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합리적인 대중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트럼프는 재선 시 중국 굴기를 억제하기 위해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공화 양당은 대중 강경책에 있어서만큼은 초당적 합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미중 긴장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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