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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국감] 집회 '차벽' 적절성 공방…경찰 "한글날도 설치할 것" (종합)

기사등록 : 2020-10-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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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대응이며 위헌" vs "코로나 확산 막은 적절한 조치"
경찰청장 "국민 안전이 최우선…한글날도 차벽 설치"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학준 기자 =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개천절 도심 집회 당시 경찰이 설치한 차벽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과잉 대응이라고 지적한 반면 여당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차벽 설치는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오는 9일 한글날에도 차벽을 설치해 불법집회를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국 경력 동원까지, 과잉 대응" vs "코로나19 확산 막아, 효과 있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2020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는 경찰의 지난 3일 개천절 서울 도심 집회 대응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포문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은 "개천절 집회 당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차벽을 설치했고 이를 위해서 차량 537대를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집회 신고 인원 2000명을 막으려고 경찰이 전국에 있는 경찰력을 동원했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동원된 경찰력은 187개 중대로 전국에 있는 중대를 다 끌고 온 것"이라며 "차벽이 감염병 예방에 더 필요하다면 차만 올려 보내지 경력을 왜 올려 보냈냐"고 추궁하며 과잉 대응이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전면 금지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펜스와 경찰 버스로 둘러 쌓여있다. 2020.10.03 mironj19@newspim.com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2011년 헌법재판소 판례를 언급하며 "차벽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있다. 지난 3일 차벽 설치는 위헌"이라고 했다. 경찰은 2009년 6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이후 불법집회를 막겠다며 서울시청 앞 광장에 차벽을 설치했다. 헌재는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일반인 통행까지 제한한 것을 두고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 또한 "원칙적으로 차벽 설치를 안 했어야 한다"며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려고 했다면 상황을 봐서 차벽을 해체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경찰 조치가 적절했으며,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응수했다.

한병도 의원은 "개천절 집회 과잉 대응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현상은 없었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았으며 국민 생명권과 안전권을 지키는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임호선 의원은 "경찰의 가장 기본 임무가 선점 선제에 있다고 33년 동안을 생각하고 지냈다"며 "유감스럽게도 8·15 광화문 집회 때는 선점 선제에 실패한 집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정보 없이는 과잉 대응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내일 한글날 집회 때도 몇 명이 어디로 모인다 등 예고 정보 활동에 기반한 경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형석 의원 또한 "불법 집회는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며 경찰의 당시 대응을 두둔했다. 박완주 의원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전쟁을 치른는 중"이라며 "집회·시위 자유는 지켜져야 하지만 생명권 지키는 것 역시 경찰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차벽 설치는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김 청장은 "집회·시위 자유도 중요하다"면서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안전이 가장 우선시 될 때는 필요한 조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0.08 yooksa@newspim.com

◆ 경찰, 한글날에도 차벽 설치…"코로나19 확산 위험 존재"

경찰은 오는 9일 한글날 예고된 서울 도심 집회에도 차벽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청장은 서범수 의원이 한글날 집회 때도 차벽 설치 등을 할 것이냐고 묻자 "불법집회, 미신고 및 금지된 집회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글날 집회 차벽 설치를 거듭 묻는 질문에도 "설치는 하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주변 상인 및 일반 시민권 보행을 보장해 조화있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청장은 "차벽은 경찰 통제선이라든지 경찰력으로만 집회 참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할 때 불가피하게 사용한다"며 "한글날인 내일은 금지 통고된 불법집회를 개최한다는 시도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감염병 위험 확산이 명백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시위대와 경찰 접촉 최소화, 시위대와 일반 시민 접촉 최소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차벽으로 차단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차벽은 설치하되 차벽 설치 예정 지역에 인접한 상인 및 주민 등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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