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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급이 고신용자로 둔갑...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억울'

기사등록 : 2020-10-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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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의원, 중신용자 4등급을 고신용자에 포함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고신용자에 집중, 비판해
카뱅 "4~6등급 중금리 대출 약 20%, 시중은행 최대"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제21대 첫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대출 편중' 논란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로고=카카오뱅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자료 분석을 통해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건수의 93.5%가 1~4등급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에만 치중해 중금리 대출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배 의원은 카카오뱅크에 중금리 대출 비율을 일정 부분 강제하거나 일반은행으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며 "영업 행태가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다면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고 날선 비판도 제기했다.

관련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리스크 감내를 피하는 것', '돈 되는 사업만 골라서 하려는 영업행태'라는 비판적 의견이 잇따라 게재됐다.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대출만 치중하고 중금리 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배 의원의 주장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배 의원의 주장에는 일부 오류가 존재한다. 배 의원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등급별 추이를 통해 전체 대출 중 93.5%가 고신용(1~4등급) 차주에게 제공됐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이를 근거로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정확한 중금리 대출 실적을 알기 위해선 ▲중금리 대출의 정확한 정의 ▲전체대출 대비 중금리 대출 비중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통상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들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뜻한다. 통상 최저금리가 연 4%대 이상일 경우 중금리 대출로 분류된다.

하지만 배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통계자료에는 4등급 중신용자도 고신용자로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고신용자의 기준은 1~3등급으로 한정된다. 중금리 대출 차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4등급 중신용자가 고신용자에 포함되다보니 통계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간 셈이다.

또한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실제 전체대출 대비 중금리 대출 비중(건수)은 18.7%로 집계됐다. 이는 고신용자 대출에만 치중하고 중금리 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배 의원의 주장과 다소 괴리가 있는 수치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우 연체율 등 건전성을 우려해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가 적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대출 5건 중 1건이 연 4%대 이상 금리로 신용등급 4~6등급 중신용자에 공급된 것을 알 수 있다.

공급 규모를 살펴봐도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확대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들어 9월 말까지 중금리 대출을 1조220억원(사잇돌대출:9100억원·중신용대출:1120억원) 공급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전체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공급액(8920억원) 대비 115% 수준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수익이 높지 않지만 연체율이 높아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중금리 대출 취급을 꺼리고 있다"며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전체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공급액을 우회하는 규모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점을 보면 출범 취지에 상당히 부합한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벌써 3년째 계속되는 '중금리 대출 외면' 논란과 관련해 "직간접적 채널을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포용적 금융 확대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1조원 대출 공급 목표를 달성했지만 4분기에도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향후 중금리 대출 관련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보다 본격적으로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도 더 많이 취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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