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 대한 미국 측 보조금이 부당하다며, 유럽연합(EU)이 연간 약 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물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TO는 13일(현지시간) 보잉에 대한 보조금으로 인해 과거 유럽 경쟁업체 에어버스가 수주를 놓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EU가 이 같은 대미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허가를 요청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약 일주일 앞둔 오는 26일 DSB의 차기 회의에서 관련 결정이 정식으로 내려질 수 있다.
다만 EU 측은 보복 관세는 미국과의 분쟁 해결 협상이 나쁘게 끝날 경우의 수단이라고 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통상 담당 부위원장은 트위터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고 적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내고, EU의 보복 관세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부과 가능성을 견제했다. USTR는 워싱턴 주가 이미 보잉에 대한 세제 혜택을 낮추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은 2004년부터 각각의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부당하다며 WTO에서 다퉈왔다. WTO는 최종심에서 양측 모두에 2019년까지의 보조금이 부당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미국은 작년 EU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했다.
보잉 737 맥스 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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