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 시점을 내년 도쿄올림픽 전후로 예상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박4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나온 입장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각) 애스펜연구소 공개 화상 대담에서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안보실장과의 회동을 거론하고, "우리는 (북한과) 정말로 어떤 진전을 보고 싶다"며 "내년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현 시점에서 미국의 대북전략은 무엇이고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내년 도쿄올림픽 도중이나 그 전후로 협상의 여러 주체가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아울러 다음 달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이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깨달으면 협상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은 도쿄올림픽 참가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올림픽 이전이나 도중, 이후에 당사자들이 함께 모여 북한 주민들의 번영과 더 나은 경제적 시기로 이끌고 현명한 감축과 비핵화를 향한 추가적인 조치로 이끄는 협상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알다시피 어려운 문제고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은 많은 것을 내주지 않는 힘든 협상 상대라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그가 할 수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달성했다"며 "그 이유는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동시에 북한 지도자와의 소통 창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입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처럼 내년 도쿄하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협상의 진전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북미대화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협상에 속도가 붙었고 같은 해 제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미대화 재개를 언급한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으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훈 안보실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 뒤 "종전선언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항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라며 "그 부분에 있어 한미 간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기 전날인 지난 14일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회동했다.
지난 17일 국가 안보실장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서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편안하게 다녀왔다"며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