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후 주가가 급등한 현대글로비스의 실적 회복이 더디게 진행중이다.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늘며 내륙 운송 사업은 작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해운·유통부문은 코로나19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606억원) 대비 38.1% 하락한 1614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2분기 매출액은 3조668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507억원) 대비 22.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6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54억원) 대비 257.5% 늘었다.
평택항 물류기지 전경 [제공=현대글로비스] |
사업부문 별로 자세히 보면 물류사업 부문은 완성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며 전 분기 부진을 소폭 만회했다.
3분기 물류부문 매출액은 1조447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73억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직전 2분기(1조1145억원)와 비교하면 34.3% 오른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가동이 지연되던 해외 완성차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내륙 운송 물동량이 늘어난 효과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현황을 보면 내수 판매는 전 분기 대비 모두 하락했지만, 수출 물량이 전 분기 대비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3분기 각각 20만8855대, 23만860대를 팔았다. 전 분기 대비 37.0%, 50.6% 늘어난 수치로, 지난 2분기에는 각각 15만2464대, 15만3280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량 증가로 내륙운송 수요가 늘며 해외물류 부문 매출액은 1조782억원으로 전 분기(7542억원) 대비 43.0% 올랐다.
지역별로 미주 4395억원, 유럽 2782억원, 아시아·태평양 1333억원 순이다.
국내물류 부문 매출액은 아예 전년 동기 수준을 넘어섰다. 3분기 국내물류 부문 매출액은 3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판매 회복으로 전년 대비 매출 감소폭이 줄었다"며 "완성차 신차 출시와 해외시장 안정화로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판매 현황 [제공=현대글로비스] |
물류부문과 달리 완성차를 해운부문과 유통부문의 부진은 이어졌다.
올 3분기 해운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497억원,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7%, 53.3% 줄었다.
완성차 해상운송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벌크 해상운송은 지난해부터 매 분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경기 회복에 따른 철광석 및 곡물 수요 증가로 시황 회복이 예상되지만 연말 중국의 석탄수입 제한 조치 등 변수도 존재한다"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스팟 운송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통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1조6705억원, 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1%, 44.6%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을 현지까지 운송하는 CKD사업 부문 매출액이 1조1810억원으로, 전 분기(1조1888억원)와 비교해 회복이 더디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공장의 정상 가동이 지연되면서 새 부품 수요가 주춤한 탓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신차 출시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6408억원, 4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6%, 24.9% 줄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43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29억원) 대비 60.4% 늘었다.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23일 종가 기준 18만8500원으로, 정 회장이 취임한 지난 14일부터 11.9% 가량 올랐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2분기 코로나19 영향에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며 선방했다"며 "3분기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점쳐지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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