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20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있지만, 그에 반해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에 가서 직접 측정하거나 검증하지 못하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당초 27일로 예상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결정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내릴 경우 후쿠시마현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해 이달 중에는 결정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원 지사는 한국이 일본 해양과 밀접해있는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특히 "그린피스(Greenpeace, 국제환경보호단체)는 일본 정부가 삼중수소가 포함된 해양수를 30년에 걸쳐 방류한다고 했지만, 오염수 내에는 스트론튬, 세슘, 요오드, 플루토늄, 탄소14 등 여러가지 방사능 물질이 함유됐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동우국제빌딩 협동조합 하우스(How's)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과 대책'을 주제로 열린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
◆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연기 아닌 원점에서 검증해야"
원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과 대책'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비롯해 최홍재 제주도 정책자문위원, 정경태 오셔닉 해양환경연구소장, 장마리 그린피스 코리아후쿠시마캠페이너 팀장, 오창국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원 지사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를 오는 27일에서 조금 뒤로 연기한 것과 관련, "방류 결정을 연기할 것이 아니라 취소할 것을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안전성과 투명성을 엄정하게 검증하며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 지사는 이어 "그 과정에서 일본 국민의 의견수렴 뿐 아니라 북태평양 모든 유관국의 의견과 요구도 깊이 존중돼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가장 빨리 오염수가 도달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별하게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또 "오는 27일 오후 2시부터 한일해협연안시도현지사 화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에서 이 회의를 주최했는데, 올해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께서 주관을 하신다"며 "이 회의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성명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듣고 왜 정치를 해야되는가라고 생각했다"며 "정치를 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대한민국 생명과 땅에 대한 위험을 접했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공유하는 이웃이다. 절대로 이 문제의 관중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예의주시를 그만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과할 정도로 우리 이익과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왼쪽 두번째)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동우국제빌딩 협동조합 하우스(How's)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점과 대책'을 주제로 열린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
◆ "후쿠시마 오염수, 삼중수소만 문제 아냐…방사능 물질 다량 함유"
장미리 그린피스 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일본 정부가 밝힌 삼중수소만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장 팀장은 "일본 정부는 오로지 삼중수소만 30년에 걸쳐 방류하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 저장탱크 안에는 스트론튬, 세슘, 요오드, 플루토늄, 탄소14 등 고위험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 함량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제법 권리로 어느 정도까지 요구할 수 있느냐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방사성 물질이 방류됐을 때 어떤 환경과학적 영향이 있느냐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하면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다. 지금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은 입장 표명이지, 논의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장 팀장은 △도쿄전력 등이 발표한 자료에 대한 한국의 독립적 검증 △일본 환경연구단체에 한국 전문가를 투입하는 해결방안 등을 제시했다.
원 지사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도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한국 전문가와 함께 검증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핵심적인 문제는 극비시설, 극비자료라며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가 독자 검증단을 만들려면 인력, 예산 등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며 "일본은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다보니 핵심적인 부분이 빠지고 진행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눈을 부릅 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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