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 수가 지난 9년동안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들의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부자 중 27.5%가 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28일 KB금융이 발간한 '2020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부자 수는 전년대비 9.6% 증가한 35만4000명이다. 지난 2010년 16만명과 비교하면 2.2배 증가했다. 이는 매년 평균 9.2%씩 늘어난 수치로 세계 부자 수가 같은 기간 중 매년 6.8%씩 늘어난데 비해 높은 상승률이다.
[자료=KB금융그룹] |
이들의 자산규모는 작년 말 기준 2154조원으로 전년대비 6.8% 증가했다. 2010년 1158조원과 비교하면 1.9배 늘었다.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중 부자의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3.0%에서 2019년 57.3%로 부 집중도는 4.3%p 상승했다.
올해 기준 한국 부자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6.6%로, 이는 전년대비 2.9%p 증가했다. 반대로 금융자산 비중은 감소세다. 올해 부자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금융자산은 38.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1년새 1.3%p 줄어든 수치다.
부자들은 서울에 집중됐다. 한국 부자 중 45.8%인 16만 2천명은 서울에 살고 있으며 경기(7만7000명), 부산(2만 5000명), 대구(1만6000명), 인천(1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내에서는 서초, 강남, 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집중도가 높아 서울 부자의 46.7%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부자들의 기준도 최근 10년새 20억원 정도 높아졌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2020년 응답 중간값 기준 70억원으로 10년 전 50억원에 비해 1.4배 올랐다.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7.5%에 그쳤다.
올해 자산 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투자규모를 확대하기보다 유지하겠다는 경향을 보였다. 그나마 주식 부문에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비교적 많았다. 장기적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유망한 금융투자처로도 주식을 선택했다. 주식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은 57.1%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는 부자들의 자산가치에도 치명타를 미쳤다. 27.5%의 부자가 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했다. 평균 손실률은 14.2%였다. 부자 중 6.5%만이 자산가치가 상승했다. 다만,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2.9%로 손실률에 비해 낮았다.
어느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주식이 65.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펀드가 50%, 보험과 상가가 각각 13.6%로 뒤를 이었다. 한편, 수익 발생 자산에서도 주식이 65.4%로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상가, 아파트 등 부동산에서도 수익이 발생했다.
2011년 첫 발간 이후 올해로 10년차를 맞는 '2020 한국부자보고서'는 특집으로 지난 10년간 한국 부자의 변화를 살피고 부자 수와 금융자산 변화, 부자의 투자 행동 변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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