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민연금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자 LG화학은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주주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결국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에 배터리 사업 분사 여부가 달렸다.
◆ 국민연금 "분할계획 취지와 목적 공감...주주가치 훼손 우려"
28일 업계와 LG화학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에 대해 반대 결정을 내렸지만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제16차 위원회를 열고 LG화학의 분할계획서 승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분할계획의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분 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사업분할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LG화학 지분율은 (주)LG 33.34%, 외국인 투자자 38.08%, 국민연금 10.28%, 국내 기관 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각각 10% 수준이다.
현재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에 반대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쪽은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 국민연금의 결정에 영향을 받은 국내 기관 투자자 일부 등 30% 내외로 추측된다.
◆ 외국인 투자자들의 결정에 분사 달려
국민연금의 반대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분사 여부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찬성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세계 의결권 자문사들이 발표한 찬성 의견을 따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LG화학은 전날 국민연금의 결정 이후 입장문을 내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간인 ISS를 비롯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인데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 이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반대하며 매도한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부분 사들인 것 또한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테슬라 4680 배터리 [사진=현대차증권] 2020.10.28 yunyun@newspim.com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찬성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LG화학이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향 배터리로 추정되는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LG화학이 테슬라의 4680배터리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사하는 LG화학의 가치를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승세 LG화학 전무는 지난21일 진행한 2분기 컨콜에서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는 다섯 배, 출력은 여섯 배 이상 높아진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LG화학이 발표한 내용이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언급한 4680배터리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배터리데이에서 "(4680 배터리셀로) 기존 제품 대비 5배 더 많은 에너지, 6배 더 많은 출력, 16%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주주총회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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