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된 당정 갈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해 여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홍 부총리는 3일 국회 기획재정부 전체회의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대로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일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해 "최근 글로벌 정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도 있어 일단 현행처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2개월 동안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누군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싶어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예산 주무 장관으로서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 최대한 열정을 갖고 임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1.03 kilroy023@newspim.com |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1주택자 재산세 완화'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 주식 양도세 기준에 대해 정부는 당초 '개인별 3억원'을 주장하다가 완화된 5억원'을 주장했지만, 민주당 안대로 현행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가닥 잡았다. 또 다른 갈등 대상이었던 1주택자 재산세 완화 기준에 대해서는 정부의 공시가격 6억원안으로 결정됐다.
홍 부총리의 이같은 사의 표명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흔치 않은 모습이 나왔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재부의 입장과 소신이 때로는 당과 입장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면서 "정책적 이견이 있을 때마다 공직자들이 자신의 직을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이것은 책임 정치에서 빗나갈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공직자의 자세라기 보다 정치인의 행보라는 비판도 이어갔다.
기 의원은 "임명권자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묵묵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대통령 참모의 역할"이라며 "굳이 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본인의 거취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절박한 사유가 있었나"라고 힐난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저에게는 정치라는 단어를 접목할 수 없다"며 "이미 신문에 너무 크게 보도된 상황에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그냥 10억으로 간다고 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기 의원은 그러나 "공직자가 설사 퇴직을 결심했다고 해도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이 책임있는 공직자의 태도인가"라며 "대단히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 역시 "홍남기 부총리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런 엄중한 시기에 (퇴직) 이런 말씀을 하셔서 당황스럽고 아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준비했던 질의를 서면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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