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경기 성남시 중원구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성남에서 중원구만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에 묶이지 않은 것에 대한 반사이익이 일부 작용해서다. 중원구 일대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어 향후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중원구 롯데캐슬·은행주공, 1년전 대비 2억 이상 '점프'
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10월) 성남 중원구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3.44% 상승했다. 수도권(0.81%)의 4배, 서울(0.93%)의 3배가 넘는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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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기 주요지역에 비해서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 중원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고양 덕양구(1.46%)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상승폭이다.
중개업소에 나온 중원구 아파트 매물호가와 실거래가도 상승하고 있다. 성남 중원구 중앙동 롯데캐슬 101동 전용 114㎡ 3층 매물은 지난달 30일 매도호가가 11억5000만원으로 하룻 만에 1억원 오르는 비정상적 시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캐슬 아파트(2012년 준공) 전용면적 85㎡ 7층은 지난달 10일 9억8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작년 10월 6억8000만원(5층)보다 2억원 넘게 오른 금액이다.
성남 중원구 은행동 은행주공(1987년 준공) 전용 84㎡ 4층은 지난 9월 최고가인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실거래가 금액인 6억4500만원(5층)보다 2억3500만원 오른 값이다.
◆ 투기과열지구 비포함…자금조달계획서 등 부담감 낮아
성남 중원구 집값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중원구가 성남시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는 장점이 있어서다. 성남시는 분당구(21동), 수정구(16동), 중원구(11동)로 이뤄져 있다. 이 중 분당구와 수정구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지만 중원구는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 조정대상지역이다.
지난달 27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살 때 집값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는 게 의무화됐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돼서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구입 자금의 출처를 항목별로 세세하게 공개하는 서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계획서를 통해 탈세나 대출규정 위반 등을 검증한다.
시행령 개정 전까지는 규제지역 자금조달계획서의 경우 집값이 3억원 이상일 때만 제출이 의무화됐었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제출 대상이 모든 주택으로 확대됐다. 항목별 증빙서류 제출 역시 개정 전에는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주택 거래에만 한정됐지만 이제는 모든 거래로 변경됐다.
조정대상지역은 자금조달계획서만 내면 되기 때문에 투기과열지구보다 집을 살 때 내야 하는 서류 가짓수가 적다.
반면 성남 분당구와 수정구와 같은 투기과열지구는 자금조달계획서 외에도 자금조달계획서의 항목별 증빙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예컨대 금융기관의 예금액을 증빙하기 위한 예금잔액증명서, 주식·채권 매각대금에 대한 주식거래내역서, 증여·상속여부에 대한 증여·상속세 신고 및 납세증명서 등이다.
대출규제도 다르다. 투기과열지구는 집값이 9억원 이하일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 9억원 초과는 20%, 15억원 초과 0%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40%다.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이상 아파트 구입시 실거주목적이 아닐 경우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된다.
반면 조정대상지역은 9억원 이하인 경우 LTV가 50%, 9억원 초과는 30%로 더 높다. DTI는 50%다. 전세대출은 9억원 초과주택 구입시 즉시 회수되며, 9억원 미만만 가능하다.
중원구 중앙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반 매수자 입장에서는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아지면 그 지역 부동산을 사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높아진다"며 "성남 중원구는 성남시에서 아직 투기과열지구에 묶이지 않은데다 현재 매물도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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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대 재개발·재건축사업도 '탄력'…"집값 추가상승 기대"
성남 중원구 일대 정비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중원구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으로는 ▲중1구역 재개발 ▲금광1구역 재개발 ▲금광3구역 재건축 ▲상대원2구역 재개발 ▲상대원3구역 재개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성지궁전아파트 재건축 ▲도환중1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 ▲도환중2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으로 총 9곳이다.
이 가운데 중1구역, 금광1구역, 금광3구역은 지난 2018~2019년 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중1구역은 시민로 104번길 31-2 일원에 총 2411가구를 짓는 사업이며 작년 8월 공사에 착수했다.
사업지는 지하철 8호선 신흥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8호선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과 잠실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노선이다. 신흥역에서 잠실역까지는 지하철로 20분 정도 걸린다.
금광1구역 재개발은 광명로300번길 14 일원에 총 532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작년 6월 착공했으며 8호선 단대오거리역에서 걸어서 11분 거리에 있다. 금광3구역(광명로395번길 10)은 지난 2018년 8월 착공했다.
이밖에 상대원2구역, 도환중1구역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은행주공아파트, 성지궁전아파트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상대원3구역 재개발은 아직 기본계획수립 단계에 있다. 다만 중원구 일대 집값이 이처럼 상승하면 그만큼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원3구역도 진척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성남시는 서울과 달리 구도심에 대한 정비사업을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라며 "중원구 곳곳에서 진행중인 재개발 단지의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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