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장세용 구미시장을 보며 기업 유치에 있어 지자체장의 열정과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LG화학을 유치한 것에서 봤듯이, 지자체장이 기업하기 좋은 지역이라는 것을 마케팅을 잘 하고 혁신적 공간으로 육성하는 것이 지자체의 기업유치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전광섭 한국거버넌스학회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0 뉴스핌 지역상생·균형발전 대토론회'에서 장세용 시장의 '사례발표'를 들은 후 이같이 평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오너의 의지가 가장 결정적이듯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이 직접 발로 뛰어야만이 성과를 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여러 지자체가 너나 할 것 없이 '리쇼어링'을 외치고 있지만 장 시장처럼 실제 성과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4일 국회를 방문해 구자근 의원과 면담을 갖고 지역현안 사업 현황을 설명한 후 내년도 국비지원을 요청하고 있다.[사진=구미시]2020.11.04 nulcheon@newspim.com |
이를 잘 아는 장 시장은 쉴 새 없이 구미와 서울을 드나든다. 여의도 국회에 올 때면 오전에만 5~6개의 미팅을 잡는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부터 여야 힘 있는 의원들까지 구미시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정파를 떠나 약속 잡기에 여념이 없다. 의원들과의 미팅 후에는 핵심 상임위 수석전문위원들을 만나 구미시 현안을 설명하고 법률적·예산적 지원을 호소한다.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국회 이곳 저곳서 미팅을 이어간다.
오후에도 3개 이상의 기업을 돌고서야 구미로 향한다. 대기업 CEO를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핵심 임원들이라도 만난다.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눈다. 보통은 장 시장의 애원이다. 구미 산단에 혁신 기업을 유치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부단히 설득한다.
구미시 관계자는 "대기업 CEO들이 항상 선뜻 만나주는 것은 아니기에 없은 인맥, 있는 인맥 다 동원해야 한다"며 "한 번 서울에 올라가면 장 시장이 기업들 수 곳을 돌 수 있게 미리 약속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 한국서부발전 에너지센터(1조2000억원), 온페이스SDC 연료전지발전소(6300억원), 삼성SDI 반도체EMC(402억원) 등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 3개 기업만으로 500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됐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1.06 sunup@newspim.com |
지난해 LG화학이 여러 지자체를 저울질 하다 최종적으로 구미시를 택하는데도 장 시장의 구애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구미시에서 많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우리에게 약속했다"며 "지방상권을 살려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아울러 핵심소재를 내재화 해 국산화율 높이는 차원에서 구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금성사부터 시작해서 구미시는 LG그룹에게 모태와 같은 도시"라며 "LG화학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구미의 역량과 인적자원을 소개하고 구미 투자가 가져올 행정적 이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또 "신공항 설립와 스마트 산단 등 새롭게 변화하는 입지 조건 등을 다양하게 설명해 그들을 설득했다.
지난해 7월 LG화학과 구미시는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을 체결했는데 LG화학은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6만 톤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380킬로미터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약 50만대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은 테슬라를 비롯해 전 세계 전기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구미형 일자리는 광주형 일자리에 이어 새로운 노사민정 상생렵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반값 연봉'의 광주형과 달리 기존 근로자들과 임금 수준도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병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총괄기획국장은 "앵커기업인 LG화학이 구미에 들어옴에 따라 협력업체들이 함께 구미로 몰려들 것"이라며 "또한 LG화학의 노사화합과 상생협력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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