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송이 급감한 가운데 2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냈다. 화물 수송 증가가 주요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물동량이 넘치는 연말 특수를 고려하면 4분기에도 화물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 오른 2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행·항공 업계가 코로나로 시름을 앓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2분기 연속 흑자 성적을 내며 투심이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을 싣고 있는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대한항공은 전날 오후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 7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1485억 원)보다 95% 줄었지만 다른 항공사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508억 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은 385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번에도 흑자 요인은 화물 사업 덕분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객수요 감소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하지만 화물기 가동률이 증가하고,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수송을 극대화하며 올 한해를 버텨냈다.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163억 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1조 원대를 유지했다. 특히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공급과 탑재율 증가가 유효했다. 국내 최초로 여객기의 좌석을 없애고 객실 내에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다만 2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화물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다른 항공사들도 화물사업에 뛰어들면서 화물 수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깜짝 실적'으로 주목받았던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배경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한동안 여객 수요는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트래블버블(방역 우수 국가 간 여행을 허락하는 협약) 가능성이 있어 일부 국제선의 수요 회복 가능성은 살아 있다.
박성봉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올해는 해외여행 포기가 연말 보복성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4분기는 화물 수요 회복과 (트래블버블에 따른) 운임 상승이 동시에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10월 말부터 계절적인 화물 성수기를 맞아 항공화물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컨테이너선 공급으로 선적되지 못한 화물이 항공편으로 보내지면서 항공화물 운임은 4분기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여객 수요는 코로나19 백신이 전세계에 보급되는 내년 하반기에도 회복될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항공화물사업 부문의 이익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버텨낼 수 있는 대한항공이 항공운송업종 가운데 가장 큰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백신 수송도 또 하나의 변수다. 개발된 백신이 항공화물을 통해 전세계에 배송될 것을 고려하면 내년도 항공화물의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긴급사용이 승인될 경우 항공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는 백신수송 물량은 약 80억 도즈로, 연간 3~6% 정도의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규모"라며 "내년도 연중 화물호조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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