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제선 여객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화물 수송으로 '깜짝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항공업계에 백신 수송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백신을 수송할 수 있는 항공사는 세계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18개사에 그쳐, 백신 수송이 개시되면 화물기 공급부족 현상이 더해져 운임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일찌감치 안전한 백신 수송을 위해 전담팀(TF)을 구성하는 등 관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백신수송을 위해 전담팀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제공=대한항공) 2020.11.11 syu@newspim.com |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의약품 운송절차와 보관시설, 장비 규정 등 280개 항목을 평가해 'CEIV Pharma'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전 세계 18개사에 불과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6월 'CEIV Pharma' 인증을 획득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0억회분의 접종량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 품질유지나 신속한 공급을 위해서는 해상 보다 항공 수송이 필요해 백신 개발 후 항공 운송 수요가 폭증할 전망이다. IATA는 세계에 필요한 백신 수송을 위해 8000여대의 보잉747 화물기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부터 화물사업본부 내 백신 수송 업무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는 전담팀(TF)을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 화물영업 및 특수 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TF는 ▲백신 종류에 따른 보관 온도 확인 및 운송 시 필요한 장비·시설 확보 ▲백신 출발·도착·경유 지점의 필요 시설 점검 ▲비정상 상황 대비 안전·보안 절차 재정비 등 백신 수송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백신 수송을 위한 '온도조절' 컨테이너 업체 5곳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은 2~8℃ 사이의 온도에서 운송·보관해야 하며, 종류에 따라서는 영하 70℃ 이하의 온도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백신 운송은 항공사의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도 영하 70℃ 이하로 운송·보관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자사 화물터미널에 약 100t의 온도조절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292㎡규모의 냉장·냉동 시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중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872㎡ 규모의 신선화물 보관시설(Cool Cargo Center)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또 각 항공사들은 폭발적인 화물기 수요 증가에 대비해 유휴 여객기의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해 화물 공급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이 업계 최초로 보잉777-300ER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개조해 투입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A350-90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 중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경쟁사 보다 화물기 보유율이 높은 편에 속해 백신 개발 후 운임이 오르면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 물류 파트너와 긴밀한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CEIV Pharma 인증을 받은 화물 운송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백신 보급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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