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난 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변동성과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상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경고했다.
댄 이바신 핌코 CIO는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는 정부와 기업들이 남발한 대규모 채권의 결과를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이라며 "팬데믹이 끝나면 부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 있어 태생적 취약성을 가진 새로운 경제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핌코는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면 내년 세계경제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지만, 이바신 CIO는 투자자들의 경계를 촉구했다.
그는 "신용 측면에서 우리는 상당히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지의 세계에 접어들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에게 험난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요20개국(G20)이 팬데믹 관련 개인, 기업, 헬스케어 부문에 지원한 금액이 약 1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용 시장을 뒷받침하면서 기업들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채권을 발행 또는 재발행해 팬데믹 이후까지의 생존을 담보할 보유고를 쌓아뒀다. 이렇게 풀린 대규모 채권은 제로금리 시대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채권을 원하는 매수자들이 흡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한 주 간 미국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4.8%로 하락해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바신 CEO는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은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해 왔고 시장은 계속 중앙은행들이 통제해 왔다고 지적하며, 낮은 유동성 리스크로 인한 급격한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허를 찔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투입한 유동성 외에 현재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유동성은 그다지 많지 않으므로, 향후 관련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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