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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환매중단 직전까지 익산서도 마사회 이권사업 추진했다

기사등록 : 2020-1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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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장외발매소·테마파크 무산되자 다른 지역 접촉 정황
셉틸리언 관계회사 디케이이엔씨 내세워 총 2500억원대 투자 제안
"신모 연예기획사 前 대표, '옵티머스홀딩스 회장' 명함 건네며 관여"

[서울=뉴스핌] 이보람 김연순 장현석 기자 = 1조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 6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전북 익산에서 한국마사회 이권사업을 재차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충남 금산에서 추진했던 마사회 장외발매소 및 레저테마파크 사업이 좌초된 후 동일한 사업 내용으로 새로운 지자체를 찾아 나선 정황이다.

특히 옵티머스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전(前)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56) 씨가 '옵티머스 홀딩스 회장' 직함이 쓰인 명함을 사용하며 적극적으로 사업 유치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독] 로비스트 신회장, '옵티머스홀딩스 회장'으로 사업도 주도)

주식회사 디케이이엔씨가 전북 익산시 측에 제시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경마공원) 사업 유치 제안서' 일부.

17일 뉴스핌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옵티머스 측은 지난 4월 전북 익산시 측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담은 제안서를 토대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경마공원) 사업 유치를 제안했다.

익산 일대 약 82만㎡(약 25만평) 규모 부지에 오는 2023년까지 최대 5000억원을 투자해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포함,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경마공원을 설립하고 이와 함께 어린이공원과 실내·외 승마장 등이 있는 포니랜드, 실내·외 온천워터파크, 리조트 등이 있는 레저테마파크를 함께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이 사업을 처음 익산시 측에 제안한 회사는 주식회사 디케이이엔씨다. 디케이이엔씨 측은 이 사업의 추진 주체로 해당 건설사업의 토목·건축 시공사로 참여하는 동시에 전체적인 운영·관리를 맡겠다고 제안했다. 옵티머스는 이 사업 자금투자와 금융 조달 역할로 소개했다.

디케이이엔씨 측은 올해 안에 익산시와 1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투자확약서를 포함한 사업계획을 완성한 후 마사회 공모에 응모해 우선협상자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옵티머스는 해당 사업 추진이 성사될 경우 디케이이엔씨를 통해 30억원을 용역비 명목으로 익산시 측에 우선 지급하고 이후 2500억원대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신 씨는 옵티머스 사무실이 있던 서울 삼성동 N타워에서 이 사업 관계자들을 만나 자신을 '옵티머스홀딩스 회장'이라고 소개했고 일부 정·관계 인사들과의 인맥을 언급하며 사업 유치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확인 결과, 디케이이엔씨는 옵티머스 '자금 정거장'으로 활용됐다고 의심받는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이 지난 2019년 말 기준 지분 41.43%를 보유한 대한시스템즈의 100% 자회사였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부인 윤모 씨와 옵티머스 이사 윤석호 변호사의 아내이자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이진아 변호사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셉틸리언의 관계회사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케이이엔씨 대표이사 역시 옵티머스의 핵심 로비스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기모(56)씨로 드러났다. 기 씨는 2019년 상반기 옵티머스가 금산 마사회 장외발매소 사업을 추진하던 당시에도 시행사 M사 대표로 관여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익산시 측을 상대로 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해 자신을 디케이이엔씨 본부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은 옵티머스 로비스트 한 명으로 지목된 김모(55·구속)씨로 알려졌다.  

익산시 측을 상대로 한 옵티머스의 이같은 사업추진 계획은 지난해 무산된 금산 장외발매소 및 레저테마파크 설립 계획과 유사하다. 옵티머스는 당시 기 씨가 대표로 있던 시행사 M사를 내세워 수백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사업을 추진했으나 군의회의 반발로 사업 추진에 실패한 바 있다. 

옵티머스는 그러나 익산시를 상대로도 다시 한 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옵티머스가 첫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위험을 감지한 익산시 측이 옵티머스 측과 사업 추진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대해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올해 6월 17일 옵티머스 측 주선으로 정헌율 익산시장과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이 사업과 관련해 한 차례 미팅을 가졌으나 이튿날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면서 더 이상 사업 추진이 진척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옵티머스가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 만기 상환이 어렵다고 통보한 사실이 6월 18일 공개됐다.

한편 옵티머스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3명 가운데 신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17일 구속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 씨는 지난 6일 같은 죄명으로 구속됐고 김 씨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기 씨는 검찰 소환조사에는 응했으나 구속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도주한 것으로 판단돼 16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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