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국내 최대 조종사단체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에 대해 "구조조정 없는 합병은 현실성이 없다"며 우려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에 대해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정부의 갑작스런 발표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1999년 설립된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국내 12개 항공사 4700명의 조종사들이 가입된 국내 최대 조종사단체로,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IFALPA)의 대한민국 지부다.
협회는 "구조조정 없이 대한항공-아시아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병하겠다는 발표는 항공업계 누구도 현실성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 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는 가운데 이번 소식이 항공 종사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결정을 보면 이스타항공 문제를 다시 한 번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항공산업은 필수 공익사업장임에도 1100여명의 직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고, 직원들의 외로운 사투에도 정부와 여당은 아무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기 힘들고, 인수합병에서 인수기업이 고용유지를 확약하고, 정부가 감시한다 해도 믿음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는 수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항공시장 회복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항공업무 각 분야의 숙련된 종사자는 단시간에 양성할 수 없는 고도화된 전문인력인 만큼 국가 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항공 종사자들과 대화하고 서로 고통을 나누며 끝까지 생존하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는 반드시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과 함께 신중하고 투명하게 상생의 길을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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