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에는 연중 이어진 '동학개미'의 순매수와 함께 이달 들어 집중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외국인이 반도체와 화학 등 경기민감주들을 쓸어담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24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1.49포인트(0.44%) 오른 2614.10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 사상 최고치인 2607.10포인트를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도 4791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며 1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줄곧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4일 단 하루를 제외하면 줄곧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11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를 6조83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 2013년 9월(7조6362억원)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020.11.24 goeun@newspim.com |
외국인이 11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2조2990억원) △LG화학(1조1103억원) △SK하이닉스(9794억원) △삼성SDI(3738억원) △카카오(2299억원) △아모레퍼시픽(2024억원) △삼성전기(1392억원) △현대모비스(1356억원) △SK케미칼(1197억원) △하나금융지주(1121억원) 순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주로 반도체, 화학, IT가전, 화장품, 은행 등 경기 민감주에 집중돼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조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교역에 민감한 한국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의 이익 개선 흐름도 외국인 수급을 개선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44.3%다. 글로벌 기준 22.3%와 신흥국 28.8%와 비교해 가장 빠른 회복세다.
이를 반영해 11월 국내 증시 상승률은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도 높은 편이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5.2% 상승했다. 같은기간 중국 상해종합주가지수는 5.5%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13.9%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0.1% 상승했고 홍콩H지수는 8.6% 상승했다.
환율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며 원화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연초 39%에서 35%까지 내려갔으나 최근 36%까지 다시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형성된 추세선(37.4%)을 하회하는 수준이라 외국인 지분율의 추가 확대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12월에는 개인투자자가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연말에 개인 매물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나 코로나19 재확산, 연준의 비상 대출 프로그램 종료 등 변수가 있어 당분간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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