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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폭탄 맞은 다주택자·高價 1주택자 한숨만…"그래도 버틸꺼다"

기사등록 : 2020-11-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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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및 다주택자, 올해 종부세 2배 정도 늘어
집값 상승 기대감에 당장 급매물 출현은 제한적
내년 보유세 부담 더 늘어...은퇴자 등 고민 커질 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작년보다 2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종합부동산세이지만 직접 고지서를 확인하자 집주인들이 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많네요. 하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 급매물이 속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B공인중개소 사장)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부세가 크게 늘면서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단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에 세금 증가가 급매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게다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다주택자의 주택이 시장이 많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 고가주택 보유자, 종부세 부담 2배 껑충…"그래도 버틸꺼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가 2배 정도 늘었지만 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다. 급매물이 늘기보단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우세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B공인중개소 사장은 "공시지가 현실화율 인상으로 종부세가 작년 500만원 수준에서 올해 800만~1000만원으로 오른 집주인이 적지 않다"며 "다만 종부세 부담만으로 집을 처분하겠다는 분위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포구 마포동 일대 P공인중개소 실장은 "다주택자 종부세가 작년보다 2배 정도 늘어 은퇴자나 고정 수입이 없는 고령자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며 "일부 집 처분을 문의하는 전화가 오지만 당장 팔겠다는 의사를 보이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세금을 강화하는 정부의 정책에 부담이 커졌지만 일단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집주인이 대다수라는 얘기다. 초저금리로 부동산 유동성이 풍부해 세금 부담이 주택을 처분할 정도의 강도는 아니라는 것. 또 세금을 내는 것보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2013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10월(122)과 비교해 한 달 새 8포인트(p) 상승했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긍정평가가, 낮으면 부정평가가 많은 것이다. 저금리와 공급부족, 지역별 개발호재 등으로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여론이 더 많은 상황이다.

급매물이 당장 늘진 않겠지만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서울 마포구(전용 84㎡)와 경기도 구리(전용 84㎡) 아파트 두 채(공시자격 총 15억원)를 보유한 A씨는 올해 종부세 290만원이 찍힌 고지서를 확인했다. 작년 150만원에서 2배 정도 뛴 금액이다. 서울 반포구(전용 98㎡)과 용산구(전용 84㎡) 아파트 두 채가 있는 B씨도 올해 종부세가 작년 900만원에서 1700만원으로 늘었다. 1년전과 비교해 종부세가 90~100% 늘어난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올해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됐다.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은 28만1033가구로 지난해 20만3174가구보다 7만7859가구(38.3%)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59만5000명에서 올해는 70만명 수준이다. 이번 종부세는 내달 15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기간 내 미납할 경우 일일마다 가산세가 붙는다.

◆ 세금 폭탄 곳곳 '비명'...은퇴자 등 무수입자 고민 늘어

단기간에 세금 부담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반포동 거주자인 C씨는 "종부세가 2000만원 넘게 나와 기절하는 줄 알았다"며 "투기는 아니고 어쩌다 두 채를 가지고 있는데 단기간 세금이 너무 뛰었다"고 하소연을 했다. 강남구 도곡동 2주택자인 D씨는 "종부세만 2600만원 나왔고 남편 것까지 합하면 5000만원이다"며 "내년에 종부세 더 늘어나면 연봉을 상납해야 할 판"이라고 한탄했다.

내년에는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진다. 1주택자 종부세율이 기존 0.5~2.7%에서 0.6~3.0%로 최대 0.3%포인트 상향되고, 다주택자 최고세율은 6%까지 치솟는다. 또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올해 90%에서 오는 2021년 95%, 2022년 100%까지 순차적으로 높아진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도 세금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7㎡의 종부세는 지난해 150만원, 올해 280만원에서 내년엔 520만원으로 늘어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09㎡도 올해 약 210만원인 종부세가 내년엔 420만원 정도로 뛴다.

이런 이유로 내년 종부세 납부 기준이 되는 6월 1일 이전에는 급매물이 다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집값 상승 여력이 있어도 강남 다주택자의 보유세가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특히 은퇴자나 고정 수입이 없는 집주인들 위주로 집을 처분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고정 수입이 부족한 은퇴자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세율 및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현금 자산이 부족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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