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경선 룰로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결정하자 '텃밭'인 부산의 당심(黨心)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측에서 "진성 당원들이 화가 났다"며 불만이 새어나온다.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에서 80%로 높이는 데 있어서 설득력 있는 이유도, 어떠한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과 다른, 국민의힘 진성 당원이 많은 부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서울 기준에 끼워맞췄다는 게 반발의 또 다른 이유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상훈 국민의힘 재보선 경선준비위원장. 2020.11.12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마련한 예비 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100%, 본 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80%, 당원투표 20% 방식을 도입하는 룰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국민의힘 경준위는 지난 12일 마무리 회의를 통해 경선에서의 여론조사 비율과 본 경선에 진출한 후보는 정치 신인 1인을 포함한 4인으로 구성할 것으로 확정했다. 다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청년·여성 가산점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로 공을 넘겼다.
그러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에 대해 부산 후보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정가 소식에 밝은 한 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도대체 당원투표 비율을 20%로 정한 기준이 무엇인가"라며 "지역 특성이 다른 서울과 부산에는 각각 다른 비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경선 룰이 '당원 홀대'의 성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 부산 책임당원이 2만6000명 가량인데, 이 중에 절반만 투표에 참여해도 1만3000표다. 그런데 시민 여론조사 표본을 1000명으로 할지, 2000명으로 할 지 모르나, 그 비율을 80%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민주주의 역사에 이런 경선 룰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보궐선거 경선 룰이 확정되기 위해선 의원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 보고를 거쳐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넘어야 한다. 이른바 '진성 당원'으로 구성된 전국위에서 당원 투표권이 줄어든 경선 룰이 과연 통과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본 경선에 정치신인 1인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관계자는 "정치 신인을 무조건 본 경선에 올리겠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쇼'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 신인들이 본 경선에 올라온다 해도 당선될 확률은 희박하다. 또 정치 신인에게 어떤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설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 신인 1인을 무조건 본 경선에 올려준다고 하니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사람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정치 신인이라면 만 45세 이하 청년으로 제한하는 방법이나 후보들을 검증하는 구체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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