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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조희연 "대면-원격수업 병행, 미래 준비하는 'K-에듀'의 길"

기사등록 : 2020-11-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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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육 관계자 노력으로 현재 위기 극복 중
'백만 개의 교실' 등 '혁신교육 2.0' 진행 중
저학년 시기의 격차, 향후 어떤 부작용 예측 어려워
내년 교육재정 부족하지만 'K-복지' 필요한 이유는 격차 해소
두리샘 플러스, 중등 1:1 학습서포터 등 기촉 학력 보장 프로그램 운영

[서울 = 뉴스핌] 대담 김동선 사회문화부장·정리 김범주 기자 = "과거에도 교육 격차 및 교육 불평등은 중요한 문제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등교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육 격차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대면 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이 미래를 준비하는 'K-에듀'의 길입니다."

민선 후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6년 반 동안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현재의 코로나 상황"이라고 답했다. 평소 '혁신교육의 개척자'로 불리길 원하는 조 교육감은 코로나 국면이 미래 교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지난 1학기부터 실시된 온라인 수업 여파로 학교 현장에서는 학력격차 문제와 길 잃은 공교육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교육혁신을 이룰 것인가.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 교육감을 만나 현재 교육계가 당면한 과제와 극복 방안 등을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1.25 yooksa@newspim.com

◆"코로나19와 함께 온 교육의 위기, 그리고 기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학교의 일상도 바꿨다. 1학기에 등교 수업은 5월이 돼서야 단계적으로 실시됐고, 확진자 급증에 등교수업을 중단하는 학교도 속출했다. 사상 처음 실시한 온라인 개학은 오히려 학력격차 문제를 불러왔고, 학교가 학생을 방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학기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조 교육감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자체가 서울교육의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교육·돌봄·급식 등에 공백이 발생했고, 문 닫는 기간이 장기화하고 새로운 수업방식(원격수업)이 도입되면서 교육격차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희망은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지 못하는 점도 학교의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진단과 함께 현재는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육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원격수업이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위기 속에서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위기를 이겨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면서 교육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갑자기 찾아온 미래'로 불리는 원격수업은 초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된 상태"라며 "대면 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이 미래를 준비하는 'K-에듀'의 길"이라고 말했다. 대면수업의 한계를 원격수업으로 보완하고, 원격수업의 한계를 대면수업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저학년 학력저하도 심각...두리샘·학습서포터·랜선야학 운영

지난 5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야 할 고3 학생을 시작으로 단계적 등교수업이 실시됐다.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을 고려한다는 의도였지만, 저학년의 '학력 저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대학 입시가 지닌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고3이 먼저 등교해야 한다는 요구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한편으론 공동체 경험을 하고,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하는 초1·중1의 등교도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지난 9월 2학기 등교수업 확대를 앞두고 초1·중1의 '매일 등교'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덴마크와 같은 유럽 국가들은 가정에서 스스로 학습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 등교시켰는데, 입시를 앞둔 한국의 고3 못지않게 기초학력이 형성되는 저학년의 등교도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학생에게 학교가 제공한 지지대 역할에 공백이 생기면서 격차가 발생한 것"이라며 "학교에 적응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들은 몹시 걱정스럽고, 학력 부진 정도조차 파악하기 어려우며, 과거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격차가 생길 조짐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학습 공백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초등 기초학력 두리샘, 돌봄과 기초학력 보장이 함께 이뤄지게끔 하는 두리샘 플러스, 중등 1:1 학습서포터, 랜선야학 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1.25 yooksa@newspim.com

◆교육에서의 'K-복지' 필요…혁신교육2.0 추진

조 교육감은 교육 재정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교육에서의 'K-복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조 교육감은 '혁신교육 1.0'기조 아래 ▲미래를 살아갈 힘을 키우는 새로운 학력 개념으로의 전환 ▲학생의 적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다양화 ▲교육정책에서 소외되거나 필요한 만큼 배려를 받지 못했던 청소년·학생들을 위한 정책 등을 추진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백만 서울 학생의 꿈이 살아 움직이는 '백만 개의 교실' 등 '혁신교육 2.0'을 추진중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은 9조7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수 감소로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이 2조500억원 줄면서 보통교부금(1761억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과거에도 교육 격차 및 교육 불평등은 중요한 문제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등교 제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육 격차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학교의 역할에 공백이 생기면서 가정 형편이나 성적이 중간 이하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서의 격차가 벌어졌으며, 저학년 시기에 생긴 격차는 향후 어떤 부작용을 불러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그는 국가개혁 방향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국가개혁의 방향은 협력형 통합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대세로 수용되는 마당에 기본소득 역시 기존 복지에 이어 파편적으로 추가되기보다는, 전체 복지 시스템 자체를 재구조화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다. 초대 참여연대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성공회대학교에서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2014년 20대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고, 민선 후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2018년 21대 서울시교육감 연임에 성공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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