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처분을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소송전에 돌입하면서 윤 총장의 운명을 좌우할 재판을 맡은 조미연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27기)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이달 30일 오전 11시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대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
조 부장판사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도 맡는다.
조 부장판사는 광주 출신으로 서울 휘경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8년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수원지법과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고등법원 등을 거쳐 청주지법, 수원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했다. 이후 2018년 2월부터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조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K스포츠재단이 과세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았다가 돌려준 출연금 70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다. K스포츠재단이 돈을 돌려줌으로써 사실상 증여가 취소돼 세금도 낼 수 없다는 원고 입장을 받아들였다.
K스포츠재단은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있던 곳이다.
올해 10월에는 보수단체 자유연대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당시 조 부장판사는 "추후 집회가 역학조사가 불가능한 전국 각지 집단감염의 진원이 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또 후배 검사와 실무관을 성희롱하다 2018년 면직 처분을 받은 전직 부장검사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행정 소송에서 원고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패소 판결하기도 했다.
한편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법정 다툼은 집행정지 심문이 본안 소송보다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본안 사건 심리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윤 총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7월까지 결론이 안 날 수 있다.
반면 집행정지는 빠르면 한 달 안에 결정이 난다. 2심과 상고심까지 진행될 수 있지만 새로운 사정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1심 판결이 유지된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윤 총장은 일단 검찰총장직을 임기까지 수행할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 그만큼 조 부장판사의 판단에 따라 윤 총장의 복귀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