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농협은행이 가장 먼저 명예퇴직에 나선 가운데 퇴직금을 상향 조정해 이목을 끌고 있다. 농협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불황 속 희망 퇴직자 수가 미미할 것을 우려해 퇴직금을 최대 임금 39개월 치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말 명예퇴직 실시를 앞둔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퇴직금 수준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5일 명예퇴직 안내문을 공지했다. 만 56세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신청기간은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퇴직금은 작년보다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명예퇴직자에게 월 평균임금의 최대 39개월치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작년(28개월치) 보다 약 1년치 월급을 더 주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황 속 퇴직 신청자 수가 종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퇴직금을 늘려 명예퇴직을 유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SC제일은행도 지난 26일부터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특별퇴직 직원에게는 최대 38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오는 12월과 내년 초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 희망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매년 1월과 7월에 정례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기로 되어 있지만 작년에는 한 달 빨리 시행돼 12월에 접수를 받았다. 지난 2014년 이후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 없는 한국씨티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제도 도입을 노사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선 최근 몇 년 동안 퇴직금 인상이나 희망퇴직 대상 기준을 낮추며 인력 구조 재편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만 5대 은행에서 1751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권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DT)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영업점 직원 축소와 조직 체질 개선을 과제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제활동 활성화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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