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이 트럼프 시대의 긴장을 해소하고 중국의 전략적인 도전에 맞설 미국과의 '포스트 트럼프(post-Trump,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동맹'을 추진한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체 입수한 EU집행위원회와 외교정책 고위대표 공동 발의의 정책제안서 초안 자료에 의하면, 포스트 트럼프 동맹은 EU-미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골자로 한다.
제안서의 제목은 '세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EU-미국 의제'(a new EU-US agenda for global change)다. "권위주의 세력과 우리 사회가 의존하는 개방성을 위협하는 폐쇄 경제에 반대하여 민주주의 세계가 이익을 추구하려면 EU와 미국의 파트너십은 정비와 갱신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담겼다.
EU-미국 간 협력 과제는 반독점 집행과 정보 보호, 민감한 분야에 대한 외국투자 감독, 사이버 공격 대응 협력 등 디지털 규제 환경을 구축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보급과 세계보건기구(WHO) 개혁 협력, 기후변화 대응 등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초안은 구체적으로 중국을 겨냥하는데 "개방형 민주주의 사회와 시장경제로서, 비록 우리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항상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EU와 미국은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자기주장이 갈수록 강화되는 데 따라 직면한 전략적 도전에 공감한다"고 적시했다.
◆ "EU, 바이든 행정부와 무역 갈등 해소·정책 협력 낙관"
이번 청사진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과 무역 등 갈등을 해소하고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하는 EU의 낙관론을 반영한다고 FT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EU와 공동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대신 무역 일방주의로 EU도 함께 저격해왔는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EU와 협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EU집행위와 고위 외교 대표부가 공동으로 생산한 이번 정책제안서는 오는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EU 정상 회의에 공식 안건으로 제출된다. 이는 내년 상반기에 있을 EU-미국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트럼프 보다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주의 정책으로 중국을 압박해왔다면 바이든은 다자주의 협력으로 포괄적인 대(對)중 압박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서다.
브릭스(BRICs)란 용어를 만들어낸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Jim O'Neil) 맨체스터대 경제학 명예교수는 최근 CNBC방송의 '스쿼크 박스 유럽'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더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현존하는 다자주의 체계를 활용해 중국을 WHO, 주요20개국(G20), 세계은행 등 국제사회 표준에 준수할 것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후변화 안건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압박 카드를 내놓을 것이란 게 오닐 박사의 생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에 대한 언쟁이 오가지 않았는데 바이든 차기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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