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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편법 이용해 사실상 해임…회복할 수 없는 손해"

기사등록 : 2020-11-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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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절차 이용해 사실상 해임…국가 시스템 차원에서 봐야"
절차적 위법성 조목조목 반박…"권한자 패싱 등 편법 자행"
핵심 쟁점인 '판사 불법 사찰' 문건…"1회성 업무 참고자료"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배제 조치' 집행정지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의 좌절이란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비판하며 절차적 위법성을 지적했다.

윤 총장의 변호를 맡은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30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배제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날 심문은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 심리로 비공개 진행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 "징계절차 편법 이용해 사실상 해임…국가 시스템 차원에서 봐야"

이 변호사는 검찰총장에 대한 해임은 단순한 개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시스템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법원에 호소했다.

이번 추 장관의 조치는 윤 총장 개인의 차원을 넘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취지다.

이 변호사는 "추 장관은 정권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불편해진 검찰총장을 쫓아내고자 했지만 임기제라는 제도적 한계에 부딪치자 징계 절차라는 허울을 편법으로 이용해 위법·부당한 징계청구를 하면서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사실상 즉각적인 해임 처분을 한 것이 실체"라고 법원에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난 1988년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도입한 취지는 이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하고자 한 것"이라며 "검찰총장이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다면 정부가 불편해할 사건을 수사하는 경우 항상 압력에 노출될 수 있고, 해임을 통해 수사를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행정부의 다른 기관과 달리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있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한 규정은 검찰총장이 장관 지시의 위법, 부당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최대한 간섭받지 않고 검사의 권한이 행사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핵심에 검찰총장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절차적 위법성 조목조목 반박…"권한자 패싱 등 편법 자행"

이 변호사는 절차적 위법성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감찰 조사 단계의 적법 절차 위반 △감찰위원회 자문 절차 위반 △징계 청구의 위법성 △직무집행 정지 처분의 위법성 등을 조목조목 꼽았다.

그는 "(추 장관은) 조사 대상자에게 감찰 개시 사실, 조사 대상 및 범위 등을 사전에 고지해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대면조사만 요구했다"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감찰 불응을 주장했고, 감찰관마저 패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에 대한 감찰은 감찰위원회 자문을 거쳐야 하는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달 3일 감찰위원회 자문을 필수에서 임의 절차로 변경함에 있어 행정예고 절차나 관계기관 의견 조회 절차를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징계 청구와 관련해 '재판부 분석 문건' 관련 징계 사유는 감찰 조사 자체가 행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 사유로 포함해 위법하다"며 "직무집행 정지 처분 역시 결재권자인 기획조정실장을 건너뛰었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오른쪽부터), 이석웅 변호사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대한 비공개 심문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30 pangbin@newspim.com

◆ '판사 불법 사찰' 문건…"1회성 업무 참고자료" 거듭 강조

특히 윤 총장은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위법성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 인사철에 공소 수행을 위한 지도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변경되는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에 관한 내용을 작성한 것"이라며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전달된 내부 참고용 자료로 업무 목적의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회성 문건으로 지속·광범위하게 축적 관리한 것이 아니다"며 "미국, 일본 등에서도 판사 정보의 수집은 소송 준비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이 같은 내용으로 한 책자도 출간되고 있다"고 해외 사례도 들었다.

윤 총장 측은 추 장관의 부당한 처분으로 실체적 진실 발견을 좌절시키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행정소송법은 신청인 측의 집행정지 요건 중 핵심으로 '처분을 중단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들고 있다. 윤 총장 개인 차원이 아닌 '실체적 진실'이라는 대의적 차원에서 추 장관의 처분이 중단돼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추 장관은 검찰총장 한 명을 직무집행 정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강자들을 상대로 수사하는 검사들의 직무도 정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도 해임된다는 신호가 전달돼 더 이상 수사는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된다"며 "수사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의지가 요구되는데 이를 좌절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권의 비리에 맞서 수사하는 검찰총장에게 누명을 씌워 쫓아내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면서 "역사적 판단으로 남을 것"이라고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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