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30일 유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이날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두환 씨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이 헬기에서 총을 쐈다고 판단했다. 전 씨는 이를 외면하고 회고록에 허위 사실을 적시, 조 신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봤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이광주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11.30 kh10890@newspim.com |
재판부는 "계엄군이 5·18 당시 헬기사격을 했다면 자위권 발동을 무색하게 하고 군이 국민을 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되는 만큼 헬기사격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헬기사격 여부가 매우 중요한 쟁점임을 알고도 이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고록을 집필·출판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비오 신부를 제외한 헬기 사격 직접 목격 증인 16명의 증언을 살펴보면 이 중 8명의 진술은 충분히 믿을 수 있고 객관적 정황도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출동했던 군인 증언에 대해서도 "대체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는 검찰과의 전화 조사에서 '위협 사격하라는 소리를 듣고 명령권자를 물어보니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하는 등 헬기 사격을 지향하는 진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5.18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기념재단) 회원들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의 1심 선고가 열리는 30일 광주지방법원 정문앞에서 5.18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의 법정 구속을 외치고 있다. 2020.11.30 ej7648@newspim.com |
그러면서 "피고인은 재판 내내 한 차례도 성찰하거나 사과하지도 않아 특별사면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고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피해자를 비난하는 회고록을 출간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다만 이 재판이 5·18 자체에 대한 재판은 아니어서 피해자가 침해받은 권익의 관점에서 판단했다"고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배경을 밝혔다.
앞서 전 씨는 지난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전 씨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 씨의 집행유예 소식이 들려오자 5·18단체와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월 어머니 한 관계자는 "법정 구속을 기대했으나 끝내 아쉬움이 많다"며 "법정 구속 유무를 떠나 유죄가 인정 됐음에도 사죄 없이 떠난 전두환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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