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 가도를 달리면서 관련 부품업체의 주가도 덩달아 꿈틀대고 있다. 특히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탄력받는 모양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5%(1100원) 상승한 6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장중 6만9000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부품 업체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갤럭시S21 생산과 오는 2021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부품업체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향(向) 스마트폰 부품 기업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를 제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23%)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 증가한 8020만대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 2분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여파 속에 2위로 밀려났다.
이날 부품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기는 전장 대비 3.85% 상승한 1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노트 시리즈에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판 등을 공급한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삼성전자발(發) 훈풍에 최근 한 달 새 약 21% 급등했다.
삼성전기가 올 3분기 시장의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데 이어 4분기와 내년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불확실성 증가와 MLCC 부문의 성장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까지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10.1% 증가한 9조2412억원, 영업이익은 15.7% 늘어난 903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추가로 호전되면 영업이익 1조원 도전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와이솔은 전날과 같은 1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사이 9.3% 상승했다. 와이솔은 표면탄성파 필터(Saw Filter)와 듀플렉서(휴대폰 통신 주파수를 선택하는데 사용되는 부품) 등 휴대폰에 탑재되는 무선주파수(RF) 필터와 이를 다른 부품과 모듈화한 RF 모듈을 생산·판매한다. 와이솔 역시 화웨이의 출하량 감소에 따른 삼성전자 및 중국 OVX(오포·비보·샤오미)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증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스마트폰의 회복과 그 안에서의 5G 비중확대로 긍정적인 환경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뿐만 아니라 (와이솔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OVX는 화웨이 출하량 감소에 따른 반사수혜가 가능한 업체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카메라 손떨림보정장치(OIS) 제조업체인 자화전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자화전자는 OIS 외에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적용되는 자동초점장치(AFA)를 제조한다.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89% 오른 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만77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한 달 새 23.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환율 하락은 지속해서 눈여겨봐야할 변수로 지목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3원 내린 1106.02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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