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하도급업체에게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업체 기술보호절차 규정을 위반한 두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현대일렉트릭에는 과징금 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두 회사 모두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사전에 교부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하도급법 상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목적·비밀유지·권리귀속 관계·대가 지급 방법 등이 적시된 서면을 사전에 교부해야 한다.
먼저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2018년 1월까지 7개 하도급업체에게 20건의 도면을 요구하면서 요구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심의과정에서 현대일렉트릭은 계약서에 도면 제출의무가 명시돼 있으며 작성비용을 지급했기 때문에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도면 제출의무와 소유권 이전은 다르며 작성비용은 단순히 인건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한화에어로 또한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4개 하도급업체에게 작업·검사 지침서 8건을 요구하면서 관련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는 해당 자료가 자신의 기술지도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므로 한화 소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해당 자료에 하도급업체 고유의 노하우와 경험이 반영돼 있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에 재발방지 명령을 내리고 현대일렉트릭에는 2000만원의 과징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한화에어로의 경우 과징금 부과 고시 이전에 있었던 사건이기 때문에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기술자료 요구의 정당성과 별개로 법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기술유용 행위 뿐만아니라 기술자료 요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차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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