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내년도 본예산 심의 마무리와 함께 개각이 예상됐지만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본다면 현 상황에서는 개각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여당의 주된 관측이다. 개각을 진행하더라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이 우선 일단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은 추·윤 사태가 일단락돼야 개각이든 뭐든 진행할 수 있다"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각을 진행한다면 정책 실패, 인사 실패, 개혁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다. 우선 징계위 등을 먼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말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는 개각설이 돌았다. 2년 이상 장관을 지낸 인사는 교체하는 한편, 노영민 비서실장 교체 등 청와대 3기 참모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개각은) 작게 두 차례로 나눠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11.20 leehs@newspim.com |
이에 내년도 본예산 심의를 마무리한 뒤 개각 가능성이 점쳐졌다. 특히 경질성 인사보다 '수요가 있는 곳에 인사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 인사 특성상 장관직을 무탈히 수행한 인사들에 대한 교체설이 떠올랐다.
먼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교체설이 나왔다. 후임이 내정됐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사의를 표명한 바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도 교체설이 돌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교체설도 꾸준했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과 윤 총장 갈등이 개각설을 모두 삼켜버린 상황이다. 민주당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각에 대한 모든 과정이 올스톱 된 상황"이라며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청와대가 특정 국무위원 후임 검증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지금은 다시 조용해졌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개각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면서도 개각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추·윤 사태가 진영싸움이 된 상황에서 개각을 한다면 '쇄신'보다는 '굴복'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또 현 상황에서 장관 후임자를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개정안을 강행 움직임에 보이콧으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도 타격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개각에 나선다면 오히려 야당 판을 깔아줄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2020.10.22 leehs@newspim.com |
반면 추·윤 순차 교체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수처를 출범시킨 뒤 추 장관을 교체하자는 주장이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수처장을 빨리 임명하고 새로운 인물들로 빨리 넘어갔으면 좋겠다"며 "이 이슈가 너무 오랫동안 국민들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도 지난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저항을 뚫고 검찰을 개혁할 사람이 추 장관 말고 누가 있느냐"면서도 "공수처가 출범하고 지금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추 장관으로선 모든 검찰 개혁을 완수했다고 본다. 다음 개혁 단계로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율사 출신 의원은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총장도, 추미애 장관도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이 사실상 증명된 셈"이라며 "이제는 누군가는 칼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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