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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반도체'...공모주 '티엘비'의 이유 있는 흥행

기사등록 : 2020-12-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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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난 4일 DB금융투자는 티엘비 공모주 투자자들이 몰리며 진땀을 흘렸다. 청약 건수 과부하로 전산망이 마비됐기 때문. 투자자들이 자금을 DB금융투자 계좌로 이체하는 과정에서 서버가 먹통이 되며 공모 청약 시간은 두 차례 연장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티엘비가 기록한 공모 청약 경쟁률은 1640.9대1이었다. 청약 증거금으로는 약 6조2353억 원이 몰렸다. 1억 원을 넣은 투자자에게 배정된 공모주는 3주에 불과했다. 올 하반기 들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며 공모주 시장에서 티엘비도 흥행 반열에 올랐다.

[로고=티엘비]

티엘비는 메모리 반도체 PCB(인쇄회로기판)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2011년 대덕전자에서 분사돼 설립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반도체 기억소자를 사용한 저장장치인 SSD(Solid State Drive)를 공급한다.

최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견인하는 양상이다.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주가를 이끄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티엘비에 모이고 있다.

시장에서 내다보는 내년 반도체 업황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올해보다 8.4%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예상치인 6.2%보다도 상향 조정됐다.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도 지난해보다 5.1% 증가하며 슈퍼사이클(초호황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서버 및 PC에 DDR5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DDR5 D램에 대한 신규 및 교체 수요로 인해 티엘비의 DDR5용 PCB에 대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엘비는 이번 공모 자금 대부분을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엘비는 DDR5용 PCB를 최초로 개발해 고객사 신제품의 약 60%를 선점 개발했다"며 "DDR5 출시 및 캐파 증설 효과로 향후 실적은 우상향 트렌드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D램 모듈 [자료=삼성전자]

실적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91억 원으로, 전년(1221억 원) 대비 22.11% 상승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액로만 1424억 원을 벌어 지난해 매출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억 원으로, 지난해(108억 원) 실적을 넘어섰다.

앞서 상장한 소부장 업체들이 순항하고 있는 점도 티엘비의 공모가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다. 지난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업체 네패스아크의 주가는 공모가(2만6500원) 1만 원 이상 높은 3만8000~4만1000원 대를 오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엘이티는 또한 공모가(7800원)보다 2배 가량 높은 1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티엘비는 오는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공모가는 3만8000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4.3%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잠정 실적을 고려하면 현재 공모가 기준 PER이 9~11배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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