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을 견인했던 항공화물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백신 개발이 완료되는 연말부터 내년까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뒤늦게 화물 수송에 뛰어든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이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인천국제공항 통계에 따르면 11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6만2383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11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암스테르담 행 KE925편에 탑재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 원료 모습 [사진=대한항공] |
항공화물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운임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홍콩~북미노선 운임은 1kg당 6.77달러로 작년의 2배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1월은 미국의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항공화물 성수기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미주, 일본 물동량이 각각 20%, 23% 증가하면서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항공화물 운임이 일부 조정받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11월부터 재확산하자 국제선 여객 회복이 지연되며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하는 밸리 카고(belly Cargo)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컨테이너선 부족현상이 더해지면서 항공화물 운임 역시 상승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코로나19 백신 운송이 본격화하면서 항공화물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백신 수송을 위해 대형 기종인 B747 8000대 분량의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수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대한항공은 지난 8일 국내에서 처음 영하 60도의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백신 원료물질 수송을 완료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A330 항공기는 백신 원료물질, 컨테이너, 드라이아이스를 포함해 약 800kg을 실었다.
코로나19 백신은 제품별 특성에 따라 영하 60도 이하의 극저온, 영하 20도 이하의 냉동, 영상 2~8도의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해 냉동·냉장물류체계인 콜드체인(Cold Chain)이 필수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백신 수송을 위해 관련 테스크포스(TF)를 구성, 해외에 전용 물류창고를 확보한 상태다.
발빠르게 화물 수요에 대응하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LCC들은 백신 수송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IATA가 발급하는 국제 포준 의약품 운송 인증(CEIV Pharma)을 갖고 있는 항공사가 없다. 해당 인증이 없으면 의약품 운송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화물운송 경험이 많지 않은 LCC들은 영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월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2만t, 6만t을 수송한 데 비해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각각 486t, 50t을 운송하는 데 그쳤다.
LCC 항공사 관계자는 "일반 항공화물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 수송까지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백신 도입 상황 등을 지켜보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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