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고용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1년 내외의 기간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도 코로나19 충격으로 위축된 고용이 회복되는데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실업보다는 일시휴직자가 대거 나온 만큼 신규채용은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고용부진의 장기화는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이후 취업자 수는 2개월 동안 102만명이 줄었다. 감소폭은 금융위기(25만명) 때의 4배에 이른다.
[자료=한국은행] |
고용은 빠르게 저점에 도달한 이후 최근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위기 때처럼 고용 위축 기간보다 회복 기간이 더 오래 걸리는, 비대칭적 패턴은 이번에도 재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환위기 당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기간은 8개월, 고용이 회복되는데 소요된 기간은 23개월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때는 6개월간 취업자 수가 줄고 이후 10개월에 걸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고용이 악화되는 기간에 비해 회복이 상당히 느리다는 비대칭적 패턴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나 백신 상용화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과거보다 회복기간이 더 길지, 짧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업중단,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실업자보다는 일시휴직자가 크게 양산됐다. 일시휴직자란 유급휴직이나 6개월내 복직 가능한 무급휴직 중인 자를 뜻하며 취업자로 분류된다. 동시에 구직단념자도 큰 폭 증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일시휴직자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의 복직이 먼저 이뤄진 다음 신규채용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위기 때와 비슷하게 고용 회복이 느릴 수 있다"고 전했다.
업황부진의 장기화와 불확실성은 고용 회복에 발목을 잡는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은 취업자수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여타 서비스업에 비해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실제로 이번에 일시 휴직자가 크게 증가한 서비스업의 경우 복직률이 3~10월 중 36.8%로 타 업종(제조업 47.6%, 건설업 45.5%)에 비해 크게 낮았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높은 불확실성은 상용직 고용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상용직은 채용관련 비용이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채용결정을 미루는 행태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진의 장기화는 중장기적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보고서는 "고용부진 장기화가 노동시장에서 이력현상과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한은법에 따라 매년 2회 이상 국회에 제출되는 보고서로 이번에는 올해 8월부터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