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에 대해 당 대표 자격으로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국민의힘이 당 공식 명의로 하는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발효됐고, 그로부터 4년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 상태에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0.12.15 leehs@newspim.com |
김 위원장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명령의 책임과 의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다"며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고 반성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시 집권여당으로서 그러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었다"며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 지혜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 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으나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자숙해야 마땅했지만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이 부족했다"며 "그런 구태의연함에 국민여러분이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돼 있다. 국가적으로도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은 저희에게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었다. 언제나 반성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4년 전 국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의결했던 지난 9일 사과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에 맞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 토론)이 시작되자 한 차례 미뤘다.
또한 지난 13일 발표를 준히했으나 국가정보원법 필리버스터가 나흘 째 이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필리버스터 정국 종료 후 발표하기로 재차 미룬 바 있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 한 지난 6월부터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당의 공식적 사과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김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별도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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