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아마존, 페이스북, 월마트 등 미국 대기업들이 은행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들 기업이 관련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규정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들이 오히려 유동성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것에 대한 대책으로 보이지만 은행업계는 규제 허점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FDIC는 아마존, 월마트, 등에 은행업 인가를 내주는 소위 '산업대부회사'규정을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제레나 맥윌리엄스 FDIC회장은 "산업대부회사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 대기업들이 투명성 요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은 근로자에게 소액대출을 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월가에서는 대형은행으로 진입하는 규제 허점으로 여겨져 온 것을 다시 원래 취지로 되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은행들은 그간 갈등관계에 있었던 민주당 의원들까지 끌어들이면서 이를 저지해왔다. 의회에서 이 규제 허점을 완전히 제거할 시간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FDIC는 산업대부회사 규정을 근거로 올해 모바일결제 회사 스퀘어와 학생대부회사 넬넷에 인가를 이미 내줬다. 여기까지는 괜찮지만 지금 논란은 일본의 온라인 소매기업 라쿠텐에 대한 인가 여부였다.
한 달 전만 해도 은행업계는 "라쿠텐에 대한 인가가 승인되면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거대기술기업들이 모두 산업대출회사 규정을 통해 은행업에 가까운 영업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이들 거대 기술기업은 기존의 엄청난 고객을 바로 접근할 수 있다"며 FDIC의 승인을 우려했다.
하지만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제 결국은 의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은행업에 대한 강한 규제를 옹호하는 베터마켓단체의 법률담당 스티브 홀은 "FDIC가 은행과 산업의 분리라는 70년 넘는 근본적인 원칙을 깨고 있다"면서 "은-산 분리가 허물어지면 이들을 규제한다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투명성을 통한 공정경쟁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FDIC회의광경 [자료=FD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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