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로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다시 한 번 총장 직무 대행을 맡는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후 6시30분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제청을 재가했다. 오후 8시께 이같은 내용이 윤 총장에 정식 송달됐다. 문 대통령 재가 즉시 징계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윤 총장은 오는 2월 15일까지 모든 직무집행이 정지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10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속개된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
윤 총장의 정직으로 당분간 검찰 전체 관리·감독 업무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다시 대행하게 됐다. 윤 총장이 이번 징계에 불복 소송을 예고하고 나선 만큼 조 차장 대행체제는 법원이 윤 총장의 징계처분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윤 총장 측 손을 들어주거나 징계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조남관 차장은 지난달 24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발표 직후 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직무배제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12월 1일까지 총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조 차장은 이 기간 동안 추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청구를 재고해 달라며 사실상 추 장관에 '반기'를 들었다. 조 차장은 11월 30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장관님의 시대적 소명인 검찰개혁이란 과제를 완성하려면 조직정비와 인사만으로는 절대 이뤄질 수 없고 전체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은 채 개혁의 대상으로만 삼아서는 백약이 무효하다"며 "장관님께서 한 발 물러나달라"고 읍소했다.
또 추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직권남용 혐의 수사를 의뢰한 윤 총장의 '특정 재판부 성향분석 문건' 사건을 윤 총장 직무복귀 직전 고검에 재배당하면서 추 장관과 다시 한 번 부딪혔다. 감찰부의 문건 입수 경위나 압수수색 과정에서 당시 결재권자인 조 차장 '패싱' 등 논란이 불거지자 감찰부 수사에 공정성이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추 장관은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법무부를 통해 "이번 지시는 사실상 직무에 복귀한 윤 총장 지시나 다름없다"며 불쾌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 징계 이후 조 차장 교체설이 흘러나왔다. 당초 윤 총장 해임이나 면직 등 최고 수위 징계가 예상되면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검찰 내 대표적인 추 장관 라인으로 분류됐던 조 차장이 예상과 달리 추 장관 결정에 잇따라 반발하는 예상외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는 1월 검찰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어 추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해 검찰 내 분위기 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교체설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됐다.
다만 추 장관이 전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제청하면서 자신도 사의를 표명해 추 장관의 인사권 행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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