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두고 서울시와 대한항공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매각 기한을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대로라면 조정 절차가 무산될 우려가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을 통해 송현동 부지 매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대한항공은 자산 매각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2020.10.08 pangbin@newspim.com |
18일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조정안에 매매계약 기한 명시를 거부한 이후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권익위의 조정안에 매매계약 기한을 포함시킬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내년 4월 30일까지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조정안에 담으려 했지만, 서울시가 시점을 특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26일로 예정됐던 조정안 서명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시는 날짜를 특정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수립해 시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권익위는 불가피한 경우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포함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서울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날짜를 못박을 경우 구속력이 생긴다"며 "예외 조항이 있다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법률자문을 받아 (날짜를 특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송현동 부지와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맞교환하는 안에 지자체가 반대하는 문제 때문에 계약 일자를 명시하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계약 시한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계약 일정을 명시하지 않을 경우 조정안 작성은 의미가 없다"며 "서울시의 공원화 결정으로 매각 일정이 계속 미뤄진 상황인데 계속 기다리라는 말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권익위 문을 두르린 바 있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결정하자 민간 매각을 추진했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내년 말까지 2조원의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대한항공은 권익위 조정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자본 확충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양쪽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조정이 무산될 수 있다. 권익위는 서울시와 대한항공 중 한쪽이 조정을 거부하기 전까지는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조정 종료 일정을 정해두지는 않고 있다. 부지를 이미 공원으로 용도를 변경한 서울시와 달리 대한항공은 부지 매각이 시급해 협상에서 대한항공이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권익위 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포함한 북촌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통과시켰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정 당사자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권익위 중재 없이 논의하겠다면 조정을 중단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중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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