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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전국 돌고 돌아 서울로...비강남 대장 아파트 ′20억′ 돌파

기사등록 : 2020-12-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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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마용성 아파트 첫 20억 돌파
주변 신축 단지들도 덩달아 들썩...강남3구도 매도호가 상승 중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방으로 번진 풍선효과가 다시 서울로 옮겨붙고 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부동산 보유세 강화로 서울 아파트가 한동안 주춤했으나 최근 비강남권 대장 아파트 매매가가 20억원을 돌파하며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열기가 다시 과열된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지방 주요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15억원 안팎까지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신축 단지의 매매가도 10억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이 이왕이면 서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 비강남 대표 아파트 20억 시대..."상승여력 더 있다" 확산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비강남권 대표격인 아파트의 매매가격(전용 84㎡ 기준)이 20억원을 뛰어넘고 있다. 강남 재건축 고가단지의 전유물로 평가되던 20억 시대가 비강남권에서도 양산되고 분위기다.

내년 3월 입주하는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마프자, 1694가구) 84㎡ 입주권이 이달 2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거래됐던 신고가 18억5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고층 매물로 아직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되진 않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에서 84㎡ 기준으로 첫 20억원 돌파한 아파트가 됐다. 이들 지역에선 주상복합아파트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와 트리마제가 20억원 이상이다.

염리동 W공인중개소 사장은 "이른바 마용성에 전용 84㎡ 기준으로 처음으로 마프자가 20억원에 거래됐다"며 "신축 단지의 매물이 귀한 데다 최근 집값 상승 흐름이 다시 서울로 이동하면서 투자자, 실수요자의 문의가 부쩍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매매가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위기다. 이 단지는 매물 자체가 귀하다.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풀린다. 조합원 주택인 입주권이 가끔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다. 집을 사겠다는 수요는 많지만 이를 받칠 물량이 부족해서다.

동작구 대장인 '흑석아크로리버하임'도 20억 시대를 열었다. 이 단지는 지난 9월 로얄층이 20억원을 찍은 뒤 19억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10월 다시 20억에 거래됐고 지난달에는 20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종로구 대표격인 '경희궁자이'는 20억 돌파를 향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직전 신고가보다 5500만원 오른 18억원에 실거래됐다. 로열층의 매도호가는 20억원 이상이다.

◆ 강남3구 아파트 '똘똘한 한채' 쏠림 재현될 듯…폭등도 '시간문제?'

비강남권 대장 아파트의 매매가 20억원 돌파하자 조만간 부동산 가격의 '바로미터격'인 강남 아파트의 다시 열기를 보일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올해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의 상승률은 타 지역에 비해 낮았다. 거래금액이 높은 것도 있지만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도를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비강남권 주요 단지의 매매가가 20억원을 찍자 강남 아파트 단지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다. 12월 14일 기준 올해 누적 상승률은 강남구 -1.70%, 서초 -1.83%, 송파 -0.82%다. 이 기간 대구 수성구가 15.0%, 부산 수영과 해운대구가 각각 13.9%, 13.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변동률이 미미하다.

서초구 반포역 인근 L공인중개소 실장은 "올해 전세난과 풍선효과로 수요자들이 지방이나 경기도로 눈을 돌리면서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하지만 최근 매도호가는 다시 상승하고 있고, 비강남권 대형주 매매가가 20억원을 돌파해 강남 시장이 다시 자극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단지의 움직임에 따라 조만간 강남 아파트의 시세가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재건축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신고가를 찍는 사례가 눈에 띈다. 압구정동 현대 1·2차 전용 131㎡는 지난달 3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매매가 30억5000만원과 비교해 6개월새 3억원 상승한 금액이다. 신현대(현대 9·11·12차) 전용 111㎡는 한달새 2억 오른 2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압구정동 일대는 조합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압구정동 4구역이 조합창립 총회를 열고 강남구청에 인가 신청을 했다. 5구역과 1, 2, 3구역도 내년초 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조합원은 2년 이상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분양권을 못 받고 현금청산 대상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규제를 피하려면 내년 3월 전까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이 사실상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다시 나타나는 분위기"라며 "경기도와 지방 아파트값 폭등으로 서울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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