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연쇄 반독점 소송에 직면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과 페이스북(NASDAQ: FB)이 온라인 광고 협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직면할 경우 서로 협력하고 원조하기로 미리 합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지난주 10개 주 정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관련 무삭제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
텍사스 주 등 공화당 소속 10개 주의 법무장관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난 2018년 9월 모종의 합의를 맺어 페이스북이 구글 광고 입찰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대신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경쟁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 같은 거래가 반독점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가 시작될 경우 서로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문건에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반독점 조사 위협에 대비한 이러한 합의는 매우 흔한 것이라며, "주 정부들의 주장과 달리 우리는 광고 입찰을 조작하지 않았고, 페이스북에 특권을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무삭제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구글의 광고 입찰에 연간 고정적으로 최소 5억달러를 지출하기로 합의해, 항상 광고 입찰의 고정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페이스북 측은 이러한 거래가 구글과 직접 경쟁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든다고 판단했고, 구글 측은 페이스북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같이 해자를 만드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문건으로 새로 드러난 사실은 페이스북 2인자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구글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샌드버그 COO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거래"라고 전했다.
양사의 계약 체결이 임박했을 당시 페이스북의 협상팀은 주커버그 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는 세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첫째는 엔지니어 수백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 것, 둘째는 비즈니스를 접는 것, 셋째는 구글과 거래하는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글은 내부적으로 2017년 11월부터 페이스북과의 잠재적 파트너십을 논의하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협력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간 구글에 대한 비난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소비자와 광고주들에게 미친 손해에 집중돼 왔으나, 이번 페이스북과의 거래 내용이 드러나면서 구글이 가장 위협적인 경쟁사와의 거래로 독점적 지위를 더욱 구축해왔다는 비난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