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올해 대기업집단이 총 156건의 공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 롯데와 태영, 이랜드, 하림의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다.
또 대기업집단의 공시위반 건수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미의결이나 미공시 등 '꼼수' 행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 롯데·태영그룹 공시위반 가장 많아 '불명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2284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상 3개 공시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37개 기업집단 108개사가 총 156건을 위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13억987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 2020.01.20 nrd8120@newspim.com |
기업집단별 위반건수를 보면, 롯데가 20건(과태료 79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태영이 19건(2억47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랜드(13건, 1억8000원), 하림(11건, 3억4200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공시별로 살펴보면, 대규모내부거래 공시는 24개사가 47건을 위반해 과태료 8억1700만원, 기업집단현황 공시는 62개사가 78건 위반해 과태료 4억600만 원,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는 30개사가 31건 위반해 과태료 8600만원이 부과됐다.
특히 대규모내부거래 공시위원 47건 중 이사회 의결을 하지 않았거나(미의결) 공시를 하지 않은(미공시) 행위가 27건으로 57.4%를 차지했다. 이사회 운영 관련 위반의 상당수는 이사회 내 설치된 위원회나 이사회 안건, 사외이사 참석자수를 거짓·누락·지연해 공시한 것으로 다른 공시 항목에 비해 위반 비율이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금차입이나 담보제공, 이사회 운영현황, 임원 변동사항과 관련해 위반행위가 다수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 총수있는 집단, 상표권 사용료 수입비율 14배 많아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에도 여전히 문제점이 드러났다.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2284개 계열사의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사용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4개 대기업집단 중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는 받은 곳은 42개 집단으로 전년(37개)보다 5개 늘었다. 상표권 수입액도 총 1조4189억원으로 전년(1조3184억원)보다 7.6% 늘었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집단 수나 사용료 총액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5대그룹 [사진=뉴스핌 DB] |
특히 총수있는 집단이 총수없는 집단에 비해 '매출액 대비 상표권 사용료 수입액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총수있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사용 비율은 70.9%로 총수없는 집단(33.3%)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또 총수있는 집단의 대출액 대비 사용료 수입액 비율도 0.28%로 총수없는 집단(0.02%)보다 14배가 높았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기업(69개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평균 25.79%로 분석됐다. 이 중에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이상인 곳은 36개사(52%)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미만인 수취회사와 비교할 때 지분율 20%이상인 수취회사가 매출액 대비 상표권 사용료 수입액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상장사․비상장사 모두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이상이면 사익편취규제대상에 해당하게 되어 부당한 상표권 내부거래의 예방효과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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