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보건복지부가 올해 의사 국가시험(국시)에 미응시한 의대생들에게 결국 재응시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내년에 올해 국시 미응시 의대생에 대한 시험을 포함해 상·하반기에 각각 2회 의사 국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열린 지난 9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 관계자가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오전으로 예정되었던 시험시간이 응시율 14%에 그쳤다. 2020.09.08 mironj19@newspim.com |
복지부는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국시 응시 대상자는 3172명으로 이중 87%인 2749명은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국시 거부라는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이후 올 9월 4일 의정합의 후 정부가 재응시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를 거부하며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정부는 의대생 국시 재응시에 대해 "국민의 양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여론이 변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입장이 달라졌다.
복지부는 의정협의를 통해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다. 국민 누구나, 어느 지역에서나 질 높은 의료이용이 가능하도록 지역의료 육성, 필수의료 지원 대책 및 적정 인력 확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700여 명의 의사 국시 미응시로 공중보건의가 약 38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중보건의는 공공의료기관과 취약지의 필수의료 제공을 담당하고 있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 위험이 될 수 있다.
이에 복지부는 중‧장기적인 공공의료 강화와 필수의료 확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도 실기시험 실시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도 실기시험은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하고, 상반기 시험은 최대한 앞당겨 내년 1월에 시행한다.
내년에는 당초 인원 3200명과 응시취소자 2700여 명을 합해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기시험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시험시간 장기화 등 시험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1~2월 실기시험 응시 후 의사면허 취득자에 대한 인턴전형 시 지역‧공공의료 분야 인력 충원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공공병원 정원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20년 실기시험 응시자와 2021년 상반기 응시자를 구분해 각각 1월 말과 2월 말에 모집하고, 올해 응시자를 우선 배정키로 했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국시 문제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면서 "공공의료 강화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 필수의료인력에 대한 의료계와의 협의 진전, 의료 취약지 지원을 위해 내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어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을 용납하지 못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고 국민들도 어느 정도 (의사 국시 기회 부여에) 공감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인력 공백을 최소화해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