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사회

[코로나벼랑]② 현실이 된 '돌봄비상'..."불안해도 방법이 없어요"

기사등록 : 2021-01-05 15:1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코로나 확산에도 '긴급돌봄' 등 서비스 운영
돌봄대란 없지만 관련 기관 집단감염 등 발생
돌봄비상에 학부모 부담 커, 확산감소만 기다려야

[편집자주]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사태가 해를 넘겼습니다. 국내에서는 3차 대유행까지 이어지며 유례없는 고통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노숙인 등 취약계층이나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한)부모들, 학교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 극심한 취업난에 몰린 청년, 생사의 기로에서 신음하는 자영업자 등 벼랑끝으로 몰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겨울보다 차가운 현실을 겪고있는 취약계층의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오전 10시, 4살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낸다. 코로나로 인해 서울시내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갔지만 아이들을 위한 '긴급돌봄'은 운영하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A씨는 코로나 시국에도 아이를 맡길 시설이 있다는 점에는 안도하고 있지만 혹시나 아이가 감염될까 걱정을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돌봄서비스로 우려했던 '돌봄대란'은 없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한계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확산세로 인한 아이들의 감염 위험도 높아져 이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등교 수업을 중단한 학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2020.08.25 pangbin@newspim.com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말부터 관내 어린이집 5380여개를 대상으로 휴원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12월 15일부터 모든 유치원에 대해 원격수업을 실시중이다.

가장 중요한 돌봄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각각 휴원 및 원격수업에 돌입했지만 돌봄 서비스는 여전히 제공한다.

어린이집은 긴급돌봄이라는 형태로 기존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아이들을 받고 있으며 유치원은 방과후과정이라는 이름으로 공립과 사립(에듀케어 가입)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부 사립(종일제)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들이 중단된 상태지만 아이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만큼은 중단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긴급돌봄과 방과후과정은 기존 커리큘럼에 비해 교육 콘텐츠 등이 부족하지만 맞벌이나 한부모 등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가정이 돌봄을 의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 관계자는 "유치원에 대해서 그 어떤 시설보다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역시 어린이집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려했던 대규모 '돌봄공백'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여전히 크다. 대대적인 방역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속 감염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을 감안한다고 해도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불안하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가정돌봄이 어려울 경우에만 긴급돌봄이나 방과후과정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무리 방역이 철저해도 아이들이 많이 모이면 그만큼 감염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최대한 분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돌발적인 상황도 자주 목격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아이에게 가벼운 기침이나 미열이 발생해도 등원을 막고 있다. 다른 원생들의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 경우 급작스럽게 회사를 쉬거나 아이를 봐줄 사람을 구해야 해 난감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4세 유아를 둔 학부모는 "긴급돌봄으로 인해 코로나 발생 이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건 정말 다행"이라면서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나 급하게 아이를 집에서 돌봐야 할 경우 난감할 때가 많다. 이번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