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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 논란에…기업들 "재난 상황에서 분란만 일으킨다"

기사등록 : 2021-01-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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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익공유제TF 출범…준조세 논란 불가피
당 내에서도 강제성 여부 두고 여러 의견 충돌 중
재계 "문제를 해결하자는 건지 편을 가르잔 건지"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정치권이 문제를 해결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분란만 일으키는 것 같다. 정치권 입장에선 니편, 내편 나누는게 반가울지 몰라도 정작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싶다".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로 심화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이익공유제'를 추진하자 재계 관계자는 이같이 반응했다.

정부가 또 다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준조세를 요구하면 기업 입장에선 곳간을 열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재난 상황에 대한 복구 책임을 기업에게 떠미는 모양새여서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근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가 기업들의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철저히 상인 정신에서 접근하는 ESG를 또 다시 불우이웃 돕기 차원으로 전락시키지 말아달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방역규제 완화 또는 재고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01.13 dlsgur9757@newspim.com

13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또 다시 이익공유제를 거론하며 "강제보다 민간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과 정부는 후원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당내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및 재정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이 제안한 이익공유제는 코로나 시대에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린 기업들이 자신들이 번 이익을 피해를 크게 입은 업종이나 계층에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가전 활황을 누린 삼성, SK, LG 같은 대기업이나 카카오페이,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비대면 기업들이 대상 기업으로 거론된다. 

관건은 강제성 여부인데,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낙연 대표는 민간 자율을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이상민 의원은 실효성 담보를 위해 '부유세'를 도입하자며 법안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사회연대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재원의 일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하고 기업이나 개인에게 기부금을 받자는 구상을 내놨다. 아울러 기부금의 반대급부로 세액공제 혜택을 주자고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01.13 kilroy023@newspim.com

이처럼 여권 내에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떨떠름하다.

정부가 주도하면 여론 눈치를 살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못 본 척 하기 어렵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이러한 행보가 현재의 재난 상황을 신속히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당장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상황인데, 손실 보전 문제를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간다는 비판이다.

앞선 재계 관계자는 "농어촌상생기금도 그랬듯이 이익공유제는 모호하고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확하게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기업을 구분하기 어려운데다 어느 정도를 이와 관련한 이익으로 산정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ESG가 경영 화두로 떠오르자 정치권이 잽싸게 이에 편승해, 생색을 내려는 것이란 의심도 일각에선 거두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것은 돈 많이 벌었으니 좀 내놓으라는 것인데, 우리는 그런 일시적이고 단순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EV(경제적 가치)와 SV(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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