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취소, 교체' 발언에 대해 야당 정치인들은 18일 "입양아가 쇼핑하는 물건이냐"라며 문 대통령의 '정인이 사건'에 대한 인식에 대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아이가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는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발언 직후부터 정인이 사건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시각과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입양아기에 대한 인식에 분노한다"며 입양아동이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입양아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김 의원은 정인이 사건 문제를 입양 제도의 문제로 바라본 문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하물며 아기를 인형 반품하듯이 다른 아기로 바꿀 수 있다고, 민법과 입양특례법이나 읽어보고, 입양 실무 메뉴얼이라도 확인해보고, 가정법원 판사들께 알아나보고 말씀하시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라는 분의 인식이 이렇다니 인간존엄성이라고는 없는 분 같다. 이런 분이 인권변호사였다니 믿을 수 없다"며 "정인이 사건에서 정인이가 문제였나. 앙부모의 아동학대가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202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말을 듣는 순간 멍해서 대통령 발언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봤을 정도"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 아니라 '지킬 앤 하이드'같은 사람이다. 입양 아이를 취소하거나 바꾸다니"라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입양 아이가 무슨 쇼핑하듯이 반품, 교환, 환불을 마음대로 하는 물건이란 말인가?"라며 "강아지도 파양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사람을 두고 저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나?"라고 쏘아 붙었다.
그는 이어 "16개월 아동학대치사 사건이 터졌을 때 대통령이 아동학대를 마치 입양의 문제인 것처럼 말할 때부터 이상했다"며 "아동학대의 거의 대부분이 입양부모가 아니라 친부모가 저지른 것임을 몰라서 저러나 싶었다. 문제는 아동학대이지 입양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유 전 의원은 "'사람이 먼저'라는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은 사실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아동의 인권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봤다면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발언은 바로 입양에 관한 것"이라며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 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입양아동에게 가장 큰 상처와 시련은, 바로 입양 부모조차 자신을 떠났을 때"라며 "현실적으로 파양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 쳐도, 그것을 대통령이 '개선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대단히 심각한 실언을 했다. 당장 해당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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