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01-18 14:06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취소, 교체' 발언에 대해 야당 정치인들은 18일 "입양아가 쇼핑하는 물건이냐"라며 문 대통령의 '정인이 사건'에 대한 인식에 대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아이가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는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발언 직후부터 정인이 사건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시각과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입양아기에 대한 인식에 분노한다"며 입양아동이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입양아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김 의원은 정인이 사건 문제를 입양 제도의 문제로 바라본 문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라는 분의 인식이 이렇다니 인간존엄성이라고는 없는 분 같다. 이런 분이 인권변호사였다니 믿을 수 없다"며 "정인이 사건에서 정인이가 문제였나. 앙부모의 아동학대가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202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말을 듣는 순간 멍해서 대통령 발언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봤을 정도"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 아니라 '지킬 앤 하이드'같은 사람이다. 입양 아이를 취소하거나 바꾸다니"라고 반문했다.
유 전 의원은 "입양 아이가 무슨 쇼핑하듯이 반품, 교환, 환불을 마음대로 하는 물건이란 말인가?"라며 "강아지도 파양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사람을 두고 저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나?"라고 쏘아 붙었다.
그는 이어 "16개월 아동학대치사 사건이 터졌을 때 대통령이 아동학대를 마치 입양의 문제인 것처럼 말할 때부터 이상했다"며 "아동학대의 거의 대부분이 입양부모가 아니라 친부모가 저지른 것임을 몰라서 저러나 싶었다. 문제는 아동학대이지 입양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유 전 의원은 "'사람이 먼저'라는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은 사실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아동의 인권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봤다면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발언은 바로 입양에 관한 것"이라며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 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입양아동에게 가장 큰 상처와 시련은, 바로 입양 부모조차 자신을 떠났을 때"라며 "현실적으로 파양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 쳐도, 그것을 대통령이 '개선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대단히 심각한 실언을 했다. 당장 해당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