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육가공 업체 하림이 라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후발주자로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라면은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인지도'가 소비자 선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미 라면 업계는 농심·오뚜기·삼양·팔도 등 'BIG 4' 기업이 포진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림의 '순라면'이 기존 기업과 차별점을 가지지 못한다면 후발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림은 '순라면' 출시를 공식화했다. 하림 관계자는 라면을 필두로 밥·국·탕 같은 가정간편식(HMR)으로도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라면 업계 점유율 추이. 2021.01.19 jellyfish@newspim.com |
◆라면 및 간편식 업계 관계자 "새로운 경쟁 좋지만 긴장은 안 해"
하림의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림이 라면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위협'은 안 된다는 얘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은 이미 농심·오뚜기·삼양·팔도 등 기존 라면 업체의 입지가 확고하다. 때문에 라면시장 진입 장벽 자체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라면 사업 신규 진출 자체가 약 10년 만이다.
이미 15년 전 빙그레가 라면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사업을 접었고 풀무원 역시 '건면' 형태의 라면만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라면을 처음 출시할 때는 의욕적이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만큼 신규 사업자가 라면 시장의 벽을 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기존 라면과 차별점이 크게 없다면 인지도 측면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관계자는 "현재 라면 업체만 4개 사가 있는데 순라면이 기존 업체들에 없던 라면이 아니다"라며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만큼 기존 업체들에서는 하림의 진출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간편식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편식에서는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 밥' 등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햇반은 전체 시장에서 무려 70.6%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오뚜기 역시 2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1,2위 업체가 99%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하림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의욕적이다. 특히 하림의 주요 사업 분야인 '닭고기' 등을 이용한 간편식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 역시 새로운 경쟁 유입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하림에서 어떤 퀄리티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어떤 마케팅 전략을 펼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하림 CI. [사진=하림] 2021.01.18 jellyfish@newspim.com |
◆그래도 의욕적인 하림…3년 간 공들여 진행한 프로젝트 성과 기대
처음 도전하는만큼 하림은 약 3년의 시간을 들여서 라면 사업을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약 3년 전 라면 및 HMR 식품을 위해 전북 익산에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림은 해당 공장을 위해 52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말 설비를 완공했으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등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공장은 총 2개로 나뉘는데 1공장에서는 국죽탕만두 같은 조미식품과 간편식 등을 생산하고 2공장에서는 라면과 즉석밥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하림의 라면 출시는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림은 지난해 7월 특허청에 '하림 순라면' 상표 출원을 신청했고 12월에 공식 등록됐다. 통상 상표 출원을 마치면 출시가 가까워진 것으로 본다.
하림 관계자 역시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출시일과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한편 하림은 지난 40여 년 간 닭고기만을 취급해 온 닭고기 전문 기업으로 라면과 간편식 시장은 올해 처음 도전해보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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